싱가포르가 학교폭력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학생들을 훈육하기 위해 체벌을 허용한다.
6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데스몬드 리 싱가포르 교육부 장관은 전날 발표된 새로운 학교폭력 방지 대책과 관련해 "학교에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다른 모든 조치가 효과적이지 않을 때 체벌을 징계 수단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교육부가 마련한 학교폭력 예방 권고안은 관계자 2000여 명이 1년간 검토한 끝에 탄생한 것이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괴롭힘, 절도, 흡연, 무단결석 등 중대한 비행은 첫 적발 시 회초리 1대와 함께 1~3일 정학 등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같은 행위가 반복될 경우 체벌은 최대 2대까지, 정학 기간은 3~5일로 늘어난다. 세 차례 이상 적발되면 최대 3대의 체벌과 함께 최대 14일 정학 처분이 가능하다.
폭행, 심각한 괴롭힘, 약물 남용 등 매우 중대한 비행은 첫 적발부터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는다. 이 경우 초범이라도 체벌과 3~5일의 장기간 정학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학교 내 체벌은 만 9세 이상의 초등학교 고학년 남학생에게만 적용된다. 태형이 허용된 싱가포르는 남성에게만 태형을 집행하기 때문에 학교 내 체벌 역시 남학생에게만 적용된다.
여학생들은 체벌받지 않지만, 범죄 심각성에 비례하는 처벌이 이뤄진다. 방과 후 남아 벌을 받거나 정학, 성적·품행 점수 조정 등 단계적인 징계 조치를 받게 된다.
리 장관은 아동학대 우려에 대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며 "체벌은 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권한을 부여받은 교사만이 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는 범죄 상황을 평가한 후 체벌할지 여부를 재량껏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등 각종 국제단체는 체벌 관행의 종식을 촉구해왔다. WHO는 지난해 8월 "체벌은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교육·사회·직업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동 체벌은 아동, 부모, 사회 모두에 아무런 이점이 없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리 장관은 "이 접근법은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확실한 경계와 그에 따른 단호하고 의미 있는 결과가 있을 때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걸 배운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한다"며 체벌이 학교 폭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