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미수연에 모인 LG家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LG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 분쟁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신문은 상속세 회피와 관련된 차명 지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회사 측은 이런 의혹이 민·형사 소송 과정에서 인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고(故) 구본무 전 LG 회장의 배우자 김영식씨와 두 딸은 지난 2020년 6월 유산 상속에 대한 그룹 재무담당 임원의 설명을 녹취했습니다.
당시 재무담당 임원은 LG 전체 지분 중 가족 지분은 38%이고, 그룹을 승계한 양자 구광모 회장이 이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26%가량을 통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구 회장의 지분으로 공시된 16%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액수로는 약 16억 달러(약 2조3천억 원)나 차이가 날 정도로 수치가 달라진 것은 '차명 주식'이라고 불리는 관행 때문이라는 것이 NYT의 설명입니다.
현행법상 차명 주식 자체는 명시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탈세나 금융 규제 회피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짚었습니다.
실제로 LG가 세 모녀의 녹취록에는 '명의가 분산돼 과세 추적이 어렵다'는 취지의 재무담당 임원 발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NYT는 한국의 기업에서 차명 주식 관행이 존재하는 것은 상속세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소개했습니다. 최대 50%에 달하는 높은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차명 지분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 모녀도 구 회장 등이 차명 주식을 통해 탈세와 횡령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3년에는 구 회장을 상대로 선대 회장의 유산을 다시 분할해달라는 소송을 냈으나,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월 유산 분할 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구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세 모녀는 곧바로 항소했습니다.
김씨의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NYT에 "차명 지분 구조는 특정 인물에게 막대한 권력과 부를 집중시키지만, 다른 가족 구성원들에겐 정당한 상속분 박탈을 초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LG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율촌은 세 모녀의 녹취가 일부 발췌된 내용에 불과하고, 세 모녀의 주장이 1심에서 객관적 증거없이 제기됐거나 왜곡된 내용이라면서 법원 판결에서도 배제됐다고 강조했습니다.
LG도 입장문을 통해 "NYT 보도가 인용한 녹취록 내용과 차명 주식 주장은 원고 측이 반복적으로 제기했으나, 지난 2월 법원은 이를 포함한 원고 측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최근 검찰에서도 차명 주식이 존재한다는 원고 측의 고발에 대해 전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LG는 "실제로도 차명 주식은 존재하지 않으며, 이전에도 국세청 조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수 차례 확인됐던 사안임에도 원고 측이 민사소송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부당하게 제기한 고발"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