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을 향해 "갚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법정 한도를 넘긴 대부계약은 원금도 이자도 효력이 없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과 맞물려 불법사금융 근절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3일 본인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게시글을 인용하며 "법정 허용치를 초과하는 불법대부는 무효"라며 "즉 갚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적었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직후 나온 메시지다.
이 위원장이 공개한 시행령 개정안의 골자는 두 가지다. 우선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의 문턱을 낮췄다. 피해자가 신고서 빈칸 앞에서 망설이지 않도록 서식을 구체화하고 선택형 항목을 늘렸다. 또 신용회복위원회가 불법 대부광고와 추심에 이용된 전화번호의 이용중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상담 현장에서 곧바로 차단 요청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피해 실태는 가혹했다. 지난 8주간 신복위 문을 두드린 피해자는 233명으로, 1인당 평균 대출원금은 1097만 원이었지만 평균 상환액은 1620만 원에 달했다. 평균 연이율은 1417%였다. 이 위원장은 일용직·자영업자·무직 등 "가장 흔들리는 자리에 서 있던 이웃들"이라고 표현했다.
대표 사례로 소개된 30대 건설 일용직 H씨는 다리를 다쳐 현장에 나갈 수 없게 되자 SNS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사채업자에게 20만 원을 빌렸다. 석 달 뒤 그는 1450만 원을 빌리고 2800만 원을 갚는 처지가 됐다. 약정 연이율은 4149%. 상환이 막히자 사채업자들은 H씨가 대출 과정에서 건넨 본인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를 협박 도구로 꺼내 들었다.
이 위원장은 "연 60%를 넘는 대부계약은 원금도, 이자도 모두 무효"라며 "법은 이미 피해자 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