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정된 공소청법에서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이 삭제된 가운데, 특사경이 명백한 증거를 압수했음에도 사후 압수영장도 신청하지 않아 결국 불기소 처분된 사례가 확인됐다.
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특사경은 지난해 12월 김 양식장에 붙은 이물질 제거를 위해 유해화학물질인 염산 1000여 통을 보관하고 있던 유아무개씨를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입건하면서 해당 염산을 압수했지만, 압수조서만 작성했을 뿐 사후 압수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았다.
유씨는 압수 이후에 몰래 특사경이 설치한 압수물 표시(폴리스라인)를 제거하고 염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까지 하면서 공무상 표시 무효 혐의까지 적용됐다. 특사경은 이를 확인하고 유씨로부터 염산을 재차 압수했는데, 두 번째 긴급 압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사후 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지검 해남지청은 지난 4월 해당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하면서 이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압수를 진행한 특사경을 조사하기도 했는데, 해당 특사경은 “사후 영장 신청과 압수목록 교부를 해야 한다는 걸 알지 못했고, 압수 절차와 증거능력 관련해 별도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유씨의 자백 진술에도 불구하고 압수물인 염산이 위법수집증거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9일 최종적으로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특사경은 식품·의약·세무·환경·노동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특정 분야의 범죄 단속을 위해 일반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기준 2만1263명에 이르는 특사경은 일반 공무원이라 형사사법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검사 지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특사경 수사지휘권이 예정대로 폐지되면, 압수 등 형사절차에 대한 이해와 경험 부족으로 인해 자백하더라도 주요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