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포뮬러 원(F1) 레이서 로만 그로장(40)이 레이싱 훈련 중 새와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영국 '더선'은 29일(한국시간) "그로장이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훈련하던 중 시속 370km로 날아든 새와 부딪혀 훈련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로장은 다음 달 열리는 '인디 500' 출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디 500은 F1 모나코 그랑프리, 르망 24시와 함께 모터스포츠 '트리플 크라운'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대회다.
사고 직후 촬영된 영상에는 그로장이 피트레인에 차를 세우고 정비사들이 에어로스크린에 충돌한 새의 잔해를 치우는 모습이 담겼다. 그로장은 핏자국이 남은 헬멧을 카메라 렌즈 가까이 들어 올리며 "여기 피가 좀 묻었다"고 말했다.
촬영자 마샬 프루엣이 "왜 새를 죽이고 다니냐"고 농담을 건네자, 그로장은 "새가 왜 서킷 위를 날아다니는지가 문제"라고 받아쳤다. 차량에도 여전히 충돌 흔적인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첨단 안전장치가 그로장을 위기에서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하스 팀 소속이던 2020년 F1 바레인 그랑프리에서 대형 사고를 겪었다. 당시 경기 첫 랩에서 방호벽을 들이받은 차량은 두 동강이 나며 불타올랐다. 하지만 그로장은 조종석을 감싸는 '헤일로' 장치 덕분에 치명상을 피했고, 화염 속에서 28초 만에 스스로 탈출해 손과 발목에 화상만 입었다.
동물권 단체 PETA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그로장의 태도를 규탄했다. 미미 베케치 PETA 영국·유럽 수석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그로장이 불쌍한 새의 죽음보다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차와 헬멧을 더 걱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로장이 비건(채식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할 수 있도록 식물성 치킨을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110회째를 맞는 인디 500은 5월 24일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그로장 외에도 미하엘 슈마허의 아들 믹 슈마허가 출전해 트랙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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