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조정에 대한 두 달간의 공론화 과정이 30일 마무리됐다. 성평등가족부는 연령 조정과 소년사법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한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마련해 다음달 중순 국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성평등부는 이날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 4차 회의를 열어 지난 두 달간의 공론화 과정 결과를 심의·의결했다. 정부부처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포함된 사회적 협의체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6일 구성돼 이날까지 전체회의 4회, 분과회의 12회, 자문회의 2회 등을 진행해왔다. 두 차례 공개포럼을 열었고, 지난 18∼19일 전국에서 총 212명이 모인 시민참여단 숙의토론회를 개최해 연령 조정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은 212명의 시민참여단 의견이 담긴 사전·사후설문 결과와 권고안에 담길 연령 하향 여부다.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두 달 간의 공론화 과정 이후 전문가 위원들의 의견과 시민 숙의단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숙의에 참여하는 시민참여단은 기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찬성·반대 비율을 맞춰 뽑는다. 지난달 13일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번 촉법소년 연령 조정 숙의토론에 참여한 시민들도 기존에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사람의 비율이 크게 높았단 뜻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참여단의 의견이 숙의 전에는 ‘연령 하향’에 찬성했지만, 숙의 이후에 의견을 바꾼 시민이 많다면 이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회적 협의체 외부에서는 법학자와 아동·청소년 복지 전문가 등이 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촉법소년 연령 조정에 대한 최종 결정은 국무회의에서 정해진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5월 중순쯤 국무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하향이 결정된다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연령 하향 법안을 중심으로 정부에서 입법 지원 등을 하게 될 예정이다. 22대 국회에는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 2개가 발의돼 있다. 피해자 지원 등 권고안에 담긴 각종 제도 개선 방안은 소관 부처에서 법률 개정 사항과 예산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회의 머리발언에서 “현장에서는 일관되게 이번 논의가 촉법소년 연령조정 논의에 그치지 않고 소년사법 추진체계 확충, 피해자 보호 강화 등 정책 개선사항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주셨다”면서 “향후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협의체 민간위원장을 맡은 노정희 사법연수원 석좌교수는 “사회 안전을 지키고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지원하는 것은 국가·사회의 존재 이유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면서 “한편 비행 소년을 성인 범죄자와 같이 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