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0일 특별검사에게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한 ‘윤석열 정권 검찰 조작수사·기소 특검법’(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전격 발의함에 따라 이 법안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 등 민주당 의원 31명이 참여해 이날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보면 특검 후보는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비교섭단체 가운데 의원 수가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대통령은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한다.
특검 수사 기간은 90일이지만 특검 자체 판단에 따라 30일씩 총 2차례 연장할 수 있다. 여기에 대통령이 승인하면 1회에 한해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8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특검 파견검사의 수는 30명, 그 외 파견 공무원의 수는 170명 이내로 정했다. 민주당은 5월 중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특검 수사 대상은 기존 국정조사 대상이었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등 7개 사건에 △성남에프시(FC) 광고 및 후원 관련 제삼자 뇌물 의혹 사건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및 배임 의혹 사건 등 5개가 추가돼 12개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준 의원은 “(이재명 당시) 야당 대표를 1천명이 넘는 수사 인력을 동원해 가족, 주변인, 친구들까지 탈탈 털었다”며 “특검을 통해 조작을 바로잡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대통령이라고 특혜를 받아선 안 되지만, 대통령이기에 피해를 감수하는 것도 헌법 정신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의 핵심은 특별검사의 공소취소권이다. 공소취소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1심 판결 전까지 철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법안은 직접적인 공소취소 권한을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특검이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된 검찰의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검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이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 현재 재판이 중단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셈이다. 과거 민주당은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공소취소 조항을 넣었지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무죄를 받으면서 특검이 공소취소권을 사용하는 대신 항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 판단을 새롭게 하도록 한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과거 3대 특검 수사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할 권한을 갖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며 “특별검사가 실제 대통령 사건을 공소취소한다면 누가 그것을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하겠느냐”라고 말했다.
특검이 이 대통령을 기소한 검찰로부터 1심 공소유지권을 넘겨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단 지적도 있다. 검찰개혁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검찰의 부당한 공소제기를 가정하고 이를 수사하는 특검이 공소유지를 맡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30여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이 사안이 선거에 큰 변수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서울지역 의원은 “대구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보수 유권자들을 자극할 우려는 있겠지만 주된 변수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국정조사를 통해 정치검찰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 건과 선거는 별개”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특검을 앞장세워 자신의 재판을 없애는 비겁하디비겁한 ‘이재명식 쫄보 정치’”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 사람을 위한 국가권력 사용도 국가폭력이다. 이 대통령을 보면서 ‘폭군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하얀 김지은 김채운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