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1969년 등단한 문정희 시인의 새 시집. 에로스·파토스의 정념과 밀고 당기는 날것의 언어가 유효하다. “이번 생은 불행하기로 했다/ 나는 천 길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내가 만든 상처를 내 입으로 불며/…//…// 내가 나와/ 줄다리기 한번 하기로 했다/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다”(‘밧줄’) 민음사, 1만3000원.
해파리 만개
김초엽 작가가 ‘행성어 서점’ 이후 두번째로 펴낸 짧은 소설집. 갑자기 크게 늘어 도시를 점령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보랏빛 해파리, 만지면 어떤 생각과 느낌이 주입되게 만드는 ‘끈적이’ 등 “설명되지 않는 존재”들의 쓸모를 가늠하게 한다. 인간 중심적 사고·감각 틀을 따돌려 온 ‘김초엽 세계’의 연장이다. 박지숙 그림, 마음산책, 1만6800원.
모루도서관
윤후명 작가의 타계 1주기를 맞아 나온 유고 시집. 모두 미발표작. 특히 그의 고향 ‘강릉’이 도드라진다. “조팝나무에 조르르 꽃 맺힐 때/ 좁쌀밥 흩뿌린 감자 끼니가 다가온다/…/ 어머니, 지독한 저 세월이 이토록 아름다웠다니요/ 흩뿌린 조팝이 이토록 아름다웠다니요”. 돌아갈 데로 돌아가는 시적 회고록. 문학과지성사, 1만2000원.
지금, 그리고 그때
카리브해 출신 노벨 문학상 후보 작가 저메이카 킨케이드의 2013년 작품. 대표작들과 같이 자전적 소설이다. 식민지 국가 출신 흑인 여성 이민자의 정체성으로 소녀 시절이 투영된 것이 ‘루시’, ‘애니 존’이라면, 이 작품은 이혼당한 중년 여성을 비춘다. 분노와 성찰 가득히, 글쓰기가 복수요, 치유다. 정소영 옮김, 문학동네, 1만7000원.
처형인의 노래 1·2
1960년대 ‘뉴저널리즘 소설’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노먼 메일러(1923~2007)에게 두번째 퓰리처상을 안긴 논픽션. 방대한 기록, 인터뷰 등을 토대로 살인자 게리 길모어(1940~1977)의 사형 전 9개월을 기록했다. 10년 만의 사형제 부활이란 의미로 갖가지 논쟁이 들끓었던 미국 사회의 초상이기도. 이운경 옮김, 각 권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