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취임 1년을 앞두고 정치인 선호도 조사에서 처음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28일(현지시간) 일간지 벨트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기독민주당·CDU)는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가 주요 정치인 20명을 놓고 매주 하는 선호도 조사에서 평점 2.9점으로 20위를 차지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주 18위에서 두 계단 떨어지면서 지난주 꼴찌였던 옌스 슈판 CDU·기독사회당(CSU) 원내대표(3.0점)를 제쳤고, CDU 소속인 카테리나 라이헤 경제에너지장관이 평점 3.1로 18위를 차지해 집권 여당 정치인들이 최하위권을 휩쓸었습니다.
설문조사는 유권자 약 2천명에게 매주 국내 정치인 20명에 대한 선호도를 10점 만점으로 물은 뒤 평균으로 집계하는데, 연립정부 내 소수파 사회민주당(SPD)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몇 년째 줄곧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작년 2월 총선 승리로 5월 취임한 메르츠 총리는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해 역대 가장 인기 없는 총리였던 올라프 숄츠(SPD)를 이미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데, 숄츠 전 총리는 2024년 11월 SPD가 주도한 일명 신호등 연정이 붕괴하기 직전 20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 메르츠 총리의 국정 운영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83%로 취임 이후 최고치를 찍었는데, 지난해 5월 취임 직후 이같이 답한 비율은 52%였습니다.
현지 매체 ntv는 "CDU·CSU 연합 지지자도 절반 넘게 총리의 국정에 불만"이라며 "전임자 숄츠도 이렇게 나쁜 점수를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이달 초 발표한 24개국 정상 지지율 추적 조사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없는 지도자로 꼽혔습니다.
CDU·CSU 연합은 지난해 새 정부를 꾸린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하락해 최근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에 1위 자리를 내줬고, 포르자 설문에서 CDU·CSU 연합 지지율은 22%로 AfD(27%)와 격차가 5%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연정 내부 갈등으로 당초 약속한 각종 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침체된 경제도 살아나지 않으면서 유권자 불만이 커진다고 풀이했습니다.
이민자를 '도시 이미지' 문제에 빗대거나 독일인들이 병가를 너무 많이 쓴다는 등 정제되지 않은 발언도 메르츠 총리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원인으로 꼽힙니다.
메르츠 총리는 29일 주간지 슈피겔 인터뷰에서 "나는 본성이 솔직하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논쟁적 토론도 감수한다"며 "과하게 민감한 여론과 부딪힌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 묻겠다. 우리가 유럽에서 가장 높은 병가율을 기록할 만큼 병약한 민족인가"라며 "나는 최근 20년 사이 '풍요에 대한 환상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최초의 총리"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