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LNG선 핵심 기자재 국산화 필요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국내 기업들이 이미 관련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실제 선박에 적용해 볼 기회가 부족해 레퍼런스를 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출범식 사전 환담에서 최 부회장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하나 제안을 드리자면, 화물창에 들어가는 주요 기자재인 카고 펌프나 액화 장치 등이 현재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이것들이 대단히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기기도 아닌데, 국산 기술이 이미 개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박, 즉 실선에 적용해 볼 기회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국내 개발 사례도 언급했다. 최 부회장은 “예를 들어 카고 펌프는 현대중공업터보기계에서 이미 개발을 완료했고, 액화 장치는 한화파워시스템(구 한화컴프레셔) 제품을 쓰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번 국책선 건조 기회에 우리 기자재 업체들이 같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단순히 선박 건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 실제 운항 선박에 장비를 탑재해 실적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최 부회장은 국산 기자재 적용 범위를 처음부터 전면 확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부 실증부터 시작하자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카고 펌프의 경우 탱크가 4개면 총 8개가 들어가는데, 그중 탱크 1개만이라도 국산 펌프를 채택해서 실전 기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이 LNG선 건조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일부 핵심 기자재는 여전히 해외 기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국산 제품이 개발돼도 선주들이 실적 부족을 이유로 채택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실제 적용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기술 자립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환담에서는 중국이 세계 조선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는 상황에서 한일 전략적 협력 필요성도 함께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