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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코로나19 여파로 국경을 봉쇄한 기간 한국의 드라마·영화·음악 등 한국 문화를 접촉했다는 이유로 내린 처형·사형 선고가 폭증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탈북민 진술과 북한 내부 취재원을 둔 북한전문매체 보도를 토대로 28일 발간한 '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 북한의 처형 매핑-김정은 정권 하 13년간의 사형'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밝혔다.
TJWG는 지난 10년간 탈북민 880명을 인터뷰한 결과와 북한 전문 매체 보도를 종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13년(2011년 12월 17일~2024년 12월 16일) 동안 처형 136회(358명), 사형선고 8회(9명)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국경 봉쇄 전후 수치 변화가 눈에 띈다. 북한은 2020년 1월30일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했다. 이 시기를 기준 전후 5년을 비교하면, 봉쇄 전에는 30회였던 사형이 봉쇄 후에는 65회로 2.17배가 됐다. 처형된 인원도 봉쇄 전 44명에서 봉쇄 후 153명으로 3.48배 늘었다.
선고 대상자의 죄목을 살펴보면 국경봉쇄 전인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살인으로 8명에 대한 사형 선고가 이뤄진데 반해, 봉쇄 후엔 한국 드라마·영화·음악 등 외부문화 접촉, 종교, 미신 등의 사유로 인한 사형이 38명에 달했다.
이외에도 김정은 지시 위반, 김정은·당 비판 등 정치범 사형은 봉쇄 전 4회에서 봉쇄 후 13회로 3.25배로 늘었다.
코로나19 시기 이동 통제 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뤄진 사형 집행이 12회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28명이 처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북한은 34개 시·군에서 공개처형하고 있으며, 5대 처형 지역으로는 △량강도 혜산시 △평양 △함경북도 청진시 △함경남도 함흥시 △함경북도 회령시 등으로 꼽힌다. 국경봉쇄 이후 5년간 처형이 전국단위로 이뤄졌으며, 국경인접지인 량강도 혜산시에서 수십 회의 처형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평양 및 평양 인접지에서의 처형장소는 12곳이었다. 모두 김정은의 집무실로 알려진 '노동당 1호 청사'(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로부터 반경 30㎞ 내에 있고, 이 중 5개는 김정은 집무실로부터 북쪽으로 반경 10㎞ 내에 밀집했다. 김일성 정치대학만 해도 김정은 집무실로부터 직선거리로 8㎞ 이내에 있다. 인근 김정일사회안전대학도 처형장으로 쓰였다.
류민종 TJWG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차단을 명분으로 국경을 봉쇄한 후 처형이 118% 폭증한 건 김 위원장의 잔혹한 통치 방식을 재확인해준다"며 "이 기간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더 많은 사형을 할 수 있는 '법적 도구'가 늘어난 이후의 변화를 분석하고, 관련 기관과 책임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