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의 '두번째 가족?'…피해자들 뉴욕타임스 인터뷰
마이클 잭슨의 유산 관리단이 전기 영화 '마이클' 개봉 당일에 뉴저지 출신 4남매로부터 아동 성학대 소송을 당했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에드워드 조지프 카시오, 도미닉 사비니 카시오, 알도 카시오, 그리고 여동생 마리-니콜 포르테로 현재는 모두 성인이다. 마이클 잭슨이 생전 '제2의 가족'이라고 부른 코니 카시오의 자녀들이다.
소장은 2026년 2월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출됐는데, 원고들이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심층 인터뷰를 가지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피고에는 잭슨의 유산 관리단과 그 공동 집행인인 변호사 존 브랑카·존 맥클레인, 그리고 사립탐정 허먼 와이스버그가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카시오 가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접근한 뒤, 실제로는 유산 관리단을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카시오 가족은 뉴저지에서 잭슨이 자주 투숙하던 고급 호텔을 관리하던 아버지 아시오를 통해 잭슨과 인연을 맺었다. 소장에 따르면 잭슨은 20년 넘게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생일 등 명절마다 뉴저지 가족의 집을 방문해 장기간 머물렀으며, 자신의 친자녀를 데려오기도 했다. 그들을 잭슨의 네버랜드 랜치로 데려갔으며, 전 세계를 여행하며 명절마다 함께 축하했다.
소장에 따르면 잭슨은 비디오 게임과 전자제품이 가득 든 여행 가방, 완구점 단독 쇼핑, 유명인 소개, 미국 내·외 여행 등 갈수록 화려한 선물 공세로 카시오 남매들의 신뢰를 얻었다. 학대는 피해자들이 7세에 불과할 때 시작돼 십대 초반까지 지속됐다. 잭슨은 자신의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호소하며, "너희가 나의 진짜 가족"이라는 말을 반복해 남매들의 동정심을 이용했다.
소장에는 약물과 알코올 제공, 아동 포르노그래피 노출, 암호어 사용 등 충격적인 세부 내용이 담겼다. 와인은 "예수 주스", 독주는 "디즈니 주스"로 불렀으며, 넬리버랜드 게임룸 지하 공간을 "와인 저장고"라 칭하며 음주를 놀이처럼 포장했다는 것이다. 학대 장소는 잭슨의 산타바바라 사유지인 넬리버랜드 목장은 물론 엘리자베스 테일러·엘튼 존 등 유명인 지인의 자택까지 포함됐다.
소장은 잭슨의 측근들이 학대 정황을 눈앞에서 목격하고도 묵인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잭슨이 피해 아동들의 침실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목격하고 침구 세탁을 담당했으며, 잭슨이 아이들에게 줄 것을 알면서도 포르노그래피와 약물·알코올 등을 조달했다. 또 잭슨이 아이들과 단둘이 있을 때 방해하지 말라는 지시를 따랐고 외부인이 범죄를 발견하지 못하도록 넬리버랜드에 보안 시스템을 설치하는데도 협력했다고 소장은 적시했다.
그러나 카시오 남매들은 수십 년간 공개 석상에서 잭슨의 무죄를 옹호해왔다. 2010년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에서 에드워드와 프랭크, 마리-니콜은 "부적절한 일은 절대 없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답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9년 HBO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처음으로 유산 관리단에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하워드 와이츠만(2021년 사망)과 브라이언 프리드먼이 카시오 가족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합의를 유도했다는 것이 소장의 주장이다. 당초 유산 관리단이 제시한 금액은 각 남매에게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였으나 최종 합의는 각자 연간 69만달러(약 9억7000만원)를 5년간 지급하는 내용으로 타결됐다. 유산 관리단 측은 1인당 총 280만달러(약 39억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의금 지급은 지난해 중단됐다. 소장에 따르면 2024년 와이스버그가 "브랑카가 보상을 늘리고 침묵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추가 협의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카시오 남매들이 독자적인 외부 법률대리인을 선임하자 유산 관리단은 2025년 중재 절차를 강제하는 법적 신청을 제기했다.
유산 관리단 측 변호인 마틴 싱어는 이 소송을 "절박한 돈벌이"이자 "공갈"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카시오 가문은 25년 이상 잭슨의 결백을 주장해왔으며 이번 소송은 잭슨의 유산과 기업으로부터 수억 달러를 뜯어내기 위한 투명한 공갈 시도"라고 비판했다.
소송이 공론화된 당일은 라이온스게이트가 제작한 잭슨의 전기 영화 의 개봉 당일이었다. 소송 논란 중에도 잭슨의 조카 자파르 잭슨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개봉 첫날 3950만달러(약 584억원)의 흥행 수입을 거둬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