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정작 주유소에서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더니 정작 주유소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는 곳이 더 많다”며 “국민들만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주유소만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인정하는 현행 기준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그는 “주유소는 원가와 유류세 비중이 높아 단순 매출 기준으로 영세 여부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다”며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주유소를 찾아다니게 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천 원내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1만 752곳 가운데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은 4,530곳으로 약 42%에 그쳤습니다. 이로 인해 전국 주유소 10곳 중 약 6곳에서는 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문제는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가맹 비율은 11%대에 머물렀으며, 경기도는 8%대로 가장 낮았습니다. 인천과 서울 역시 각각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일수록 대형 주유소 비중이 높아 현행 가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정부는 현행 기준 유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행정안전부는 “연 매출이 높은 주유소까지 사용을 허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영세 주유소의 경영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원금이 주유소 사용에 집중될 경우 지역 골목상권 전반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가 훼손될 우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