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워싱턴 로비액 2배 늘려... 한국 동반자법 등 이민 정책 관련 소통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한국인의 미국 전문직 비자 취업 쿼터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 정치권 인사들을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정부가 2010년대 초반부터 추진한 숙원 사업을 현실화하고, 한미 경제협력 소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쿠팡Inc가 미국 하원행정처에 공시한 1분기 로비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한국 동반자법'(Partner with Korea Act) 등 이민 정책에 관한 논의를 위해 미국 하원 대상으로 소통 작업에 나섰다.
한국 동반자법은 한미 FTA 체결 후속 조치로 2012년에 최초 발의됐지만,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미국 정부가 전문 기술력 등을 보유한 한국인에 매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직 취업비자(E4)를 발급하는 게 골자다.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인 고숙련 인력 취업 보장 범위가 확대된다. 지난해 7월 한국계인 김영 공화당 하원의원과 시드니 캄라거-도브 민주당 의원이 재발의했다.
한국 동반자법은 약 8만5000개로 제한된 H-1B비자와 별도로 전문 기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로 오랜 기간 관심을 받아왔다. 최근 10여년간 미국 의회 회기 때 발의됐고,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법안 통과를 미국에 요청해왔지만 불발됐다. 외교부도 지난해부터 미국과 E4비자 확보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호주·싱가포르·칠레 등은 국가별 특별비자가 있지만 한국은 없는 상태다.
한국 동반자법이 통과되면 미국에서 우수한 한국인 전문직 인력 채용에 나설 수 있어 쿠팡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의 인재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 쿠팡이 등판한 만큼 동반자법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는 "한미 양국 경제협력 가교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동반자법 외에도 △북미와 아시아 유럽 지역에서 수출 확대와 무역 투자 활성화 △미국과 한국, 대만, 일본, 영국 등 유럽과 경제적 상업 유대 강화 등을 위해 워싱턴과 소통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대만 로켓배송 사업과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등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과 연계돼 있단 해석이 나온다.
한편 쿠팡의 올해 1분기 워싱턴 로비 금액은 109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58만달러)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타(708만달러), 아마존(438만달러) 구글(286만달러) 월마트(329만달러)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로비 금액은 이보다 3~4배 이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의 워싱턴 로비 규모는 삼성전자(741만달러) SK(577만달러) 한화(377만달러) 현대차(334만달러) 쿠팡(227만달러)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