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 자회사 엔에스(NS)홈쇼핑이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유통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 제조 능력을 갖춘 하림이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확보해 기존 식품산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2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협상은 하림그룹이 ‘식품전문기업’이 되기 위한 단계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림그룹은 닭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생산부터 사료, 가공식품, 홈쇼핑 유통까지 갖추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망만큼은 확보하지 못했다.
엔에스홈쇼핑은 세계 최초 식품 전문 홈쇼핑으로 출범해 25년간 가공식품·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관련 상품이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신선식품 취급에는 물류망의 한계가 있는데, 기업형슈퍼마켓(SSM) 채널이 보강된다면 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엔에스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익스프레스를 통해 지역으로 배송하면 시너지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의 주목되는 요소로는 익스프레스가 보유한 도심 속 물류 거점 기능이 꼽힌다. 지난 1월 기준 익스프레스는 직영점 224개와 가맹점 69개를 포함해 총 293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약 76%에 이르는 223개 매장에서 즉시배송(퀵커머스)이 가능하다. 이는 신선도를 생명으로 여기는 하림으로서는 매력적인 지점이다. 쿠팡·컬리 등 이커머스 강자들이 별도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반면, 하림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성공할 경우, 기존 점포망을 그대로 활용해 도심 배송 경쟁력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익스프레스 매장의 90% 이상이 인구밀집지역인 수도권 및 광역시에 위치해 경쟁사 대비 동일한 비용으로 더 많은 배송물량을 소화할 수 있어, 퀵커머스 물류센터로서는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엔에스홈쇼핑은 과거 ‘엔에스마트’로 기업형슈퍼마켓 사업에 진출했다가 2012년 이를 이마트에 매각한 바 있다. 엔에스마트는 창고형 할인 최저가 매장 방식으로 운영해 식품 전문 홈쇼핑과 결이 달라 운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었으나, 익스프레스의 경우 신선식품 물류망을 보강해 줄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것이 하림 내부 평가다. 익스프레스 매출의 95%는 식품 부문에서 이뤄지는 상황이다. 하림그룹 쪽은 홈쇼핑 고객층과 기업형슈퍼마켓 고객층의 결합을 통해 더욱 단단한 고객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형마트·이커머스의 출혈 경쟁 속에서 엔에스홈쇼핑이 단기간에 체질 개선과 흑자 전환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익스프레스가 대형마트가 아니라 한정된 품목과 공간을 가진 기업형슈퍼마켓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하림이 인수전에 성공하더라도 유통업계 새로운 경쟁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