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UAE, 미 재무·연준에 금융 지원 필요성 강조"…
UAE "美 공격 결정에 비자발적으로 휘말려 피해" 주장…
"UAE와 美 금융시장 간 연계성 낮아…체결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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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비하고자 미국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그동안 중동의 금융허브이자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이란의 보복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전쟁당사국 제외하면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 칼레드 모하데므 발라마 UAE 중앙은행 총재가 최근 미 워싱턴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재무부 및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를 만나 UAE와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는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미국과 UAE 간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UAE는 유동성 위기 시 저렴하게 달러를 확보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거나 외환보유고를 보강할 수 있다.
미 당국자는 WSJ에 "UAE 측은 지금까지는 전쟁으로 인한 최악의 경제적 충격을 피했지만, 앞으로 금융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져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경우를 우려한 UAE의 예방 작업으로 해석된다. WSJ는 "UAE 당국자들은 아직 공식적인 통화스와프 체결을 요청하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도 UAE의 제안은 예비적·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UAE 측은 미국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결정이 자국을 비자발적으로 장기적이고 파괴적인 분쟁에 끌어들였다. 달러가 부족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중국 위안화 등 다른 통화 사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WSJ는 "UAE의 중국 위안화 등 다른 통화 사용 가능성 언급은 석유 등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위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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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미국-이란 전쟁 이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연간 400억달러(약 59조160억원)를 웃도는 중동의 대표 금융 중심지였다. 하지만 전쟁 이후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두바이 등 UAE 내 외국인 자산가의 스위스 이주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앞서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UAE 내 미국 관련 외교, 에너지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CNBC는 앞서 UAE가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된 것은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지만, 미국이 지정한 걸프만의 핵심 방산 협력국이자 이란이 가장 위협적으로 여기는 '서방식 번영 모델'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일부 관리들은 UAE와의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국이 자국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금융시장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만 통화스와프 체결한다는 이유에서다. 연준 관계자는 "UAE는 기존 국가들보다 미국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이 낮다"고 말했다.
미국의 통화스와프 체결 최종 결정권은 연준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 재무부는 연준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환율안정기금(ESF)을 통해 아르헨티나와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연준은 현재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EU(유럽연합)와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에는 한국, 브라질, 멕시코 등과 제한적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