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노믹스 RNA 신약 첫 PoC 데이터 공개…차세대 플랫폼 경쟁력 입증
오름테라, DAC 신약 임상 지속 근거 확보…ADC 한계 극복 가능성 제시
온코닉, 정량 데이터로 확장성 강화…삼성에피스, 첫 신약 데이터 공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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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6)를 통해 주요 파이프라인의 최초 공개 임상 데이터를 잇달아 발표했다. 차세대 플랫폼의 실제 치료 적용 가능성 검증부터 기존 표준치료법 대비 우위를 기대할 수 있는 데이터라는 점이 주목받는다.
알지노믹스와 오름테라퓨틱은 지난 18일 공개된 학회 초록을 통해 각각 RNA 기반 항암제와 차세대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관련 최초 데이터를 공개했다. 초기 단계 기전 설명을 넘어 실제 데이터를 앞세워 검증 단계 진입을 알렸다는 평가다.
알지노믹스는 RNA 기반 항암제 'RZ-001'의 간세포암 대상 임상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현재 간암 표준치료제로 쓰이는 '티쎈트릭', '아바스틴'과의 병용 1b/2a상에서 도출된 데이터로 기존 표준치료 대비 개선된 반응률을 확인한 게 핵심이다. 세부적으로 객관적반응률(ORR)은 기존 치료 대비 10% 이상 높게 나타났고, 완전관해(CR) 비율 역시 2배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RNA 기술이 주로 희귀질환 중심으로 적용돼 온 것과 달리, 고형암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아직 중간결과인 만큼, 알지노믹스 측이 다른 임상 결과와의 직접 비교를 경계하는 분위기지만, RNA 편집 기전 약물이 항암 영역에서 처음으로 임상 단계 개념검증(PoC)에 성공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PoC는 전임상 단계에서 기대했던 기전이 환자에서 실제 효능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인체 대상으로 한 물질의 경쟁력 입증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셈이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PoC 데이터 이후 물질들을 기술이전 잠재적 후보로 검토하는 게 일반적이다.
홍성우 알지노믹스 부사장은 "향후 예정된 구두 발표에서 보다 업데이트된 임상 데이터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접합분해제(DAC) 'ORM-1153'의 첫 전임상 데이터 공개를 통해 차세대 약물 구조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DAC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사용되는 세포독성 페이로드(약물) 대신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사용해 독성 한계 극복을 노리는 차세대 기전이다.
오름테라퓨틱은 이번 초록을 통해 ORM-1153의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대상 저용량 항암 활성 유지와 반복 투여 환경에서의 내약성을 확인했다. 특히 영장류에서 전신 독성 관련 신호가 나타나지 않아 단순 독성을 줄인 것을 넘어 실제 반복 투여할 수 있는 항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데이터로 평가된다.
오름테라퓨틱 관계자는 "ORM-1153의 광범위한 치료 잠재력을 확인한 이번 데이터는 임상 개발 추진을 뒷받침할 근거"라며 "올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앞서 17일(현지시간) 소세포폐암 및 췌장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네수파립' 관련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네수파립은 이미 임상 2상 단계 파이프라인이지만, 추가된 정량 지표를 통해 기존 데이터의 근거를 강화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번 포스터를 통해 네수파립이 기존 PARP 저해제 올라파립 대비 최대 133배, 이리노테칸 대비 약 25배 높은 암세포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췌장암에서는 표준치료제인 '젬아브락센'과 병용 시 암세포 생존율을 70% 이상 낮추고 종양 크기를 79%까지 줄였다.
네수파립은 암세포 DNA를 복구하는 단백질을 타깃하는 PARP 저해제에 세포 증식과 생존 경로를 유지하는 탱키레이스(Tankyrase)까지 표적하는 이중 기전 신약이다. 이를 통해 특정 변이(BRCA) 환자 중심으로 효과가 제한됐던 PARP 단일 저해제 대비 높은 확장성을 노린다. 네수파립은 현재 췌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위암 등 4개 암종에서 2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정량 데이터는 임상 개발 가속화와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할 근거로 평가된다.
이밖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발표하는 항암신약 'SBE303'의 전임상 데이터도 기대를 모은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해 온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신약 후보인 만큼, 향후 신약 개발사로서의 경쟁력 입증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ADC 신약 SBE303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본임상 단계 파이프라인 매년 1개씩 추가할 계획이다.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차세대 치료 기술 플랫폼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신약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