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윤 트웰브랩스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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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웰브랩스는 영상을 이해하는 AI 기술을 앞세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2023년 국내 스타트업 최초로 엔비디아(NVIDIA)의 투자를 받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트웰브랩스의 잠재력을 엔비디아보다 먼저 알아본 인물이 김윤 트웰브랩스 최고전략책임자(CSO)다. 그는 2022년 트웰브랩스의 시드 투자 단계에서 이재성 대표를 비롯한 창업진을 만났고 엔젤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자이자 어드바이저로서 2년간 외부에서 회사를 지켜보던 그에게 창업 멤버들이 CSO 역할을 제안하면서 2024년부터 회사의 연구개발(R&D)부터 상용화, 제품 및 사업 개발까지 전방위적인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스탠퍼드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애플에서 음성비서 서비스인 '시리(Siri)'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고 이후 새한창업투자 파트너로 자리를 옮기면서 스타트업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김 CSO는 새한창업투자 시절 회사 계정으로 트웰브랩스에 투자하려 했으나 당시엔 회사가 규모가 있는 중후기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했던터라 개인 자금으로 엔젤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 그가 초기에 본 트웰브랩스의 잠재력은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트웰브랩스가 풀고자 하는 '동영상 이해'라는 키워드가 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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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가 다크데이터"…영상 이해가 여는 새로운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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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애플 재직 시절부터 음성을 넘어 이미지와 비디오 등 여러 모달리티로 AI가 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다수의 기업이 AI가 정보를 만드는 생성형AI에 집중할 때 방대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독창적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트웰브랩스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영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 CSO는 "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의 약 90%가 영상 데이터이지만 대부분은 기계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다크 데이터' 상태로 저장돼 있다"라며 "유튜브, OTT 등 발전으로 전 세계 영상 데이터 규모는 현재 180제타바이트(ZB·1TB의 10억 배)에서 향후 600제타 바이트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있다"고 말했다.
트웰브랩스는 영상에서 의미를 추출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마렝고(Marengo)'를 구축했다. 이렇게 추출된 정보에 언어적 지식을 결합해 사용자가 영상 내용에 대해 묻고 답하거나 메타 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게 돕는 역할은 '페가수스(Pegasus)' 솔루션으로 풀고 있다.
이러한 기술로 현재 미국에서 시장성 입증에 도전하고 있다. 미식축구 등 미국 내 대형 스포츠 리그와 굴지의 미디어 스튜디오들이 초기 고객사로 합류한 상태다. 일례로 캐나다의 거대 스포츠 기업인 메이플 리프 스포츠 앤드 엔터테인먼트(MLSE)는 트웰브랩스의 기술을 도입해 기존에 16시간씩 걸리던 개인화 하이라이트 영상 제작을 9분으로 대폭 줄였다.
그는 "제작 인력과 시간을 아끼는 것은 물론, 고객사가 보유한 과거의 방대한 영상 속에서 가치 있는 콘텐츠를 재발견해 새로운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하는 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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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넘어 B2C로…"카메라 달린 '로봇' 많아지면 수요 더 늘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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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CSO는 트웰브랩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인 매출 확대도 중요한 목표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훨씬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50억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와 로봇, 카메라가 사람을 대신해 영상을 촬영하는 환경이 본격화되면, 방대한 비디오 데이터를 분석해 지식과 인사이트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핵심 타깃인 미국을 넘어 유럽 주요 스포츠 리그와 글로벌 미디어 기업 공략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업 광고의 문화적 맥락 및 규제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정부 공공안전 분야 등으로 적용 영역도 확장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2위 미디어 시장이자 방대한 지식재산권(IP) 아카이브를 보유한 일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김 CSO는 "하반기에는 비디오를 분석하고 추론해 인사이트 도출과 액션을 동시에 수행하는 에이전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현재는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든 크리에이터를 돕는 B2C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인 창업자들이 세운 최초의 '글로벌 AI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김 CSO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기업의 한계를 딛고 훌륭한 기업으로 도약해 후배 창업가들도 글로벌 무대에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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