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인 ㄱ회사는 거래량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자신과 가족 명의 계좌를 동원해 시세조종 주문을 내고 투자자 매수세를 유인했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상장사 ㄴ회사는 실제 거래 없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를 꾸며 매출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려다 적발됐다.
19일 금융감독원은 상장폐지를 회피하려는 이같은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조사·공시·회계 부서가 참여하는 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 상장폐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거나 상장폐지를 늦추려는 시도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가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닥은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돼 적용 중이다. 7월부터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더 강화되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된다.
금감원은 그간 적발된 사례도 공개했다. 허위 거래로 매출액이나 자기자본을 부풀려 상장폐지 요건을 회피하려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대표이사가 횡령 자금을 동원해 지인 등을 유상증자에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한 사례도 있었다. 상장 적격성을 따지는 실질심사 대상 지정 전 본인 명의와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 계좌에서 보유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한 미공개정보 이용 사례도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러한 상장폐지 회피 관련 불법행위가 업무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합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조사 부서는 상장폐지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인위적 주가 부양 등 불공정거래를 집중 감시하고, 공시 부서는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유상증자 심사를 강화한다. 회계 부서는 부실 상장사 등 고위험 회사를 선제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주식시장에서 제때 퇴출되지 않은 한계기업은 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투자자 피해를 지속적으로 낳는다”며 “‘좀비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