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물밑 외교로 이번 주말께 열릴 것으로 보이는 2차 종전 회담에서 원칙적 수준의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란에 이어 중재자인 파키스탄 쪽에서도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협상에 관여하는 한 파키스탄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이 먼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60일 이내에 포괄적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양쪽 모두 원칙적 수준에서는 동의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나중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로이터는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장기간이 소요될 최종 종전 합의 대신 낮은 수준의 원칙적 합의를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 60일간 휴전을 더 연장하며 최종 종전 합의를 위한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더 지속하면 유가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식량난이 닥치는 등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일으킬 수 있어, 그 전에 일단 해협을 개방하도록 하는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소식통은 파키스탄 ‘실세'이자 이번 협상의 핵심 중재자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지난 15일부터 이란 테헤란에서 회담을 진행하면서 난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무니르 총사령관은 이란 방문 첫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이어 전날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 미국·이란 1차 회담에서 이란 쪽 협상단 대표를 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 이란 정부·군사 최고위 지도부와 일련의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파키스탄 일간 익스프레스트리뷴은 그가 특히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하탐 알 안비야 중앙사령부의 수장을 포함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들과도 만났다고 전했다. 무니르 총사령관과 이란 군사 지도부는 적대 행위 종식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틀 안에서 취해진 조치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상 중재에 참여한 한 현지 관계자를 인용해 중재자들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호르무즈 해협, 전쟁 피해 배상 등 3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종전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란과의 협상에 많은 진전이 있고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며 다음 협상이 주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거의 모든 것에 동의했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파키스탄이 아주 잘해줬다.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이 타결된다면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