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사 차량 5·2부제 자율 시행…일부 '우회 대응'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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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 장기화로 정부가 에너지 절약을 위한 비상 대응을 강화하는 가운데 금융권 수장들이 '뚜벅이 출근'에 나섰다. 정부가 공공기관 중심으로 차량 5부제에 이어 2부제까지 확대 시행하자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도 지하철과 버스, 도보, 카풀 등으로 출근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차량 요일제 자율 시행 이후 매주 목요일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날에 맞춰 자택에서 서울 중구 사옥까지 약 40분을 걸어 출근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5부제가 시행된 지난달부터 수요일마다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지주사와 은행 CEO가 직접 실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5부제 시행에 맞춰 자택에서 지하철 경의중앙선, 5호선을 환승해 서대문 사옥으로 출근한다. 이른 오전 외부 일정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서울 중심부에서 진행하는 일정은 걸어서 이동한다는 직원들 목격담이 나온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고유가 비상 사태가 벌어지자 임원들에게 조치 준수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 회장은 2부제 시행 날인 지난 10일부터 격일로 업무용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카풀과 택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택시는 생계형 차량으로 분류돼 공공부문에서도 2부제 적용 예외 대상이다.
정책금융기관 수장들은 친환경차를 타 2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관용차로 전기차를 이용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수소차, 장애인·임산부 동승차량 등은 5부제에 이어 2부제 시행 대상에서도 제외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에너지 절감 조치에 참여하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차량 5부제로 차량 이용이 제한되는 매주 목요일 대중교통을 타고 판교 사옥에 출근한다. 토스뱅크는 이은미 대표를 포함해 C레벨 임원에 업무용 차량을 지급하지 않고 있어 택시나 대중교통 이용이 생활화됐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대중교통 이용에 동참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친환경차를 이용해 2부제 대상이 아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부제 시행에 맞춰 9호선 지하철로 격일 출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우회 대응'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금융사 CEO는 차량 운행이 제한되는 날에 맞춰 다른 차량을 리스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잦은 외부 일정과 긴급 업무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기후부는 지난 8일부터 공공기관에 대해 2부제를 의무 시행하고 있지만 민간부문은 5부제 자율 시행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금융그룹은 에너지 절약 실천에 동참하는 취지로 지난달 25일부터 업무용 차량과 출퇴근 차량에 대해 차량 5부제 및 2부제를 자율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