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창업'은 정부가 국가 창업 시대를 선언하며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말 그대로 창업을 모두의 기회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창업을 촉진하는 정책은 언제나 환영할 만하다. 특히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요즘, 아이디어를 보유한 누구나 마음껏 창업할 수 있도록 국가가 돕겠다는 방향은 시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원사업을 넘어 창업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참여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국 단위 창업가 발굴과 단계별 경쟁·선발 구조, 민간 중심 멘토링과 투자 연계, 그리고 최종 선발자에 대한 집중 지원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갖췄다. 누구나 참여하되 경쟁을 통해 선별하고, 선별된 인재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실패를 용인하고 경험을 우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정책의 가장 큰 의미는 창업을 '특별한 선택'이 아닌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경제활동'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이다. 고용의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창업은 더 이상 소수 혁신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청년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에, 창업을 유력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게 하는 정책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특히 지역 기반 창업을 혁신 경쟁에 참여시키고, 민간 중심의 멘토링과 투자 연계를 강화하려는 구조는 기존의 획일적인 지원사업보다 한 단계 진화한 접근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측면 속에도, 몇 가지 짚어볼 지점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의 양적 확대'가 곧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고, 창업 이후 생존율 역시 낮은 편이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개인에게는 실패의 부담으로, 사회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이 자칫 생계형 창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우려는 혁신 창업과 일반 창업 간의 정책적 구분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단순히 창업의 기회를 늘리는 것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인재·자본·기술이 집중적으로 투입되어야 하며, 장기간의 투자와 인내가 필요하다. 반면 '모두의 창업'과 같은 대중화 정책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지기 쉽다. 이 두 영역이 혼재될 경우 정책 자원이 분산되고, 결과적으로 혁신 생태계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이디어를 가진 누구나 참여할 수는 있지만, 철저히 혁신과 성장의 잣대를 유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창업 이후의 경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창업을 시작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워졌지만, 성장과 회수의 단계는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남아 있다. 투자 환경, 규제, IPO 시장 등은 창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만약 창업은 늘어나지만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제한적이라면 정책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모두의 창업'이 지향하는 방향 자체는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을 어떻게 다듬고 운영하느냐다. 창업의 문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두 가지 목표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또한 창업 이후의 성장과 회수까지 이어지는 전주기적 지원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창업은 많아질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혁신에 비례하는 성공과 실패해도 재도전이 보장되는 생태계가 잘 구축될 때 의미가 있다. '모두의 창업'이 단순히 관심과 참여 확대라는 양적 측면을 넘어 창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의 균형이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창업이기보다, 더 나은 창업 생태계다.
최성진 스타트업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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