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한다. 홍 전 시장은 최근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공개 지지한 바 있어 회동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여러 여권 관계자들은 16일 한겨레에 “이 대통령이 내일 홍 전 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은 한겨레 보도로 오찬 회동이 알려지자 “보름 전 홍 수석(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연락 왔길래 비공개 오찬이라면 괜찮다고 했다. 야당 대표뿐만 아니라 야당 인사들도 가는데 내가 안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나는 무당적자이고 백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홍 전 시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당적을 포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홍 전 시장의 ‘경제 책사’로 불렸던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총리급인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인사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그러나 6·3 지방선거가 40여일 남은 상황이고, 홍 전 시장이 김부겸 전 총리를 여러차례 공개 지지한 터라 두 사람의 회동이 주목받는다.
홍 전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부겸 전 총리와는 당적을 떠나 30년 우정”이라며 “그의 능력도 잘 알고 있고 대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사람도 김부겸밖에 없다고 판단되어 대구의 미래를 위해 전임 시장으로서 그를 지지한 것”이라고 썼다. 그는 “내가 못다 한 대구 미래 100년을 김부겸이 완성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에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고 했고, 7일에도 “중앙정부와 소통이 가능하고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을 후임 시장으로 추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비판이 쏟아지자 “더 이상 우리나라도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는 지속돼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이던 이혜훈 전 의원을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 바른미래당 출신인 김성식 전 의원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하는 등 보수 쪽으로 외연 확대를 꾀해왔다. 다만 이 전 의원은 보좌관 갑질 의혹과 부동산 부정 청약 의혹 등이 불거져 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과 홍 전 대표의 오찬 회동에 관해 논평하지 않았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