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군사 정부, 프랑스 단교 뒤…외교관 전원 철수
한겨레
프랑스의 옛 식민지 부르키나파소가 프랑스와의 외교 관계 단절을 일방적으로 선언한 데 이어, 최근 프랑스 외교 인력이 모두 부르키나파소에서 철수했다. 군부가 실권을 잡은 뒤 반프랑스 정서를 강화하며 양국 간 외교 채널이 사실상 끊어지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6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 통신과 프랑스24 등 보도를 보면, 프랑스 외교부는 지난주 부르키나파소에서 자국 외교관 전원을 철수시켰으며, 부르키나파소 외교단도 이날 저녁까지 프랑스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지난달 26일 통신부 장관을 통해 “프랑스가 끊임없는 공작 활동을 벌이고 있고 신식민주의적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며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르몽드는 2일 유럽의회가 지난달 ‘부르키나파소 내 자유·시민 탄압 지속’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부르키나파소 당국의 우려스러운 행보를 드러내는 적대적이고 근거 없는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것처럼 보이는 이번 조처는 쿠데타 끝에 2022년 9월 이브라힘 트라오레 당시 육군 대위가 이끄는 군부가 부르키나파소 권력을 장악한 뒤 고개 들기 시작했다. 서아프리카 사헬에 위치해 영토의 약 40%가 정부 통제 밖에 놓일 정도로 치안이 불안한 부르키나파소는 지난 10여년간 알카에다 및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지하디스트들의 공격에 시달려왔다. 2018년부터 프랑스 특수부대원 수백명이 주둔하며 대테러 작전을 도왔으나 폭력 사태는 크게 진정되지 않았다. 경제난 속 2만여명이 사망하고, 200만명에 달하는 난민이 발생하면서 화살은 서방에 대한 환멸과 반프랑스 정서로 이어졌다. 트라오레 군정은 이런 분위기에 올라타 러시아 등과 유착하며 반서방·반프랑스 노선을 노골화했다.
트라오레 군정은 프랑스를 겨냥한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2023년 1월에는 부르키나파소에 프랑스군 주둔을 허용하는 양국 협정을 폐기했고, 2024년 4월에는 프랑스 외교관 3명이 ‘체제 전복 활동’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며 이들을 본국으로 추방하기도 했다.
양국 외교 관계가 단절되면서 실무·영사 채널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프랑스 외교부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에는 2000명 이상 프랑스 국민이 영사관에 등록돼 있고 프랑스에는 6000명 넘는 부르키나파소 출신이 거주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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