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인권센터 인력 평균 2.93명… 겸직 비율 높아 전문성 낮아
한겨레
5년 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대학마다 대학 인권센터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전담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학내 성평등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3일 대학 인권센터의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대학 내 양성평등 제고를 위한 인권센터 운영 개선방안 연구’의 주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21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2022년부터 모든 대학에 인권센터 설치가 의무화된 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인권센터가 설치된 전국 457개 대학을 대상으로 웹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중 231곳이 응답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응답한 대학의 70.9%는 성평등 업무와 인권 업무를 통합 운영했고, 인권센터에서 추진하는 성평등 사업은 주로 성인지교육(59.1%), 캠페인·행사(43.2%)에 집중됐다. 성평등 관련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5.9%, 학술대회 참여·주최는 7.7%, 성평등 관련 콘텐츠 발간은 21.8%, 관련 교과목 운영은 22.7%에 그쳤다. 학교 규정이나 제도를 검토하고 개선을 제안하고 있다는 비율도 27.3%였다.
성평등 업무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은 전담인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성평등 사업 추진의 애로사항으로 ‘전담인력 부족으로 기획·운영의 어려움’이라고 답한 비율은 65.9%로 가장 높았고, ‘업무과중으로 인한 병행수행의 부담’이 43.2%로 뒤를 이었다. 성평등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인권센터도 그 이유로 전담인력 부족(72.5%)과 예산 부족(45.0%)을 꼽았다.
교육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25년 대학 성희롱·성폭력 전담조직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권센터의 평균 인력 규모는 2.93명 수준이다. 전담인력이 타 부서를 겸직하는 경우도 74.4%에 달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인권센터 소장·센터장의 겸직 비율이 83.3%, 상담원·연구원은 66.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학 인권센터 법제화 이후 인권센터가 양적으로는 확대됐지만 대학의 규모와 유형에 따라 인력과 예산, 전문성 지원 차이가 크다”고 짚었다.
개선책으로는 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인권센터 인력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국가의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현재 인권센터 예산의 재원은 대학 자체 예산이 79.0%, 국고·정부사업이 19.9%를 차지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을 개정해 인권센터 전담인력 배치와 전문성 요건을 구체화하고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의무화해 운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권센터가 신설된 대학을 선정해 인권·성평등 프로그램 운영 예산을 지원하고, 대학 본부 차원의 인사운영 원칙을 개선해 전담인력의 안정적 고용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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