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생리대, 6일부터 전국 12곳 수동지급기 보급…자동지급기는 20일부터
한겨레
높이 30㎝가 조금 넘는 작은 철제 통 상단에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모두의 생리대’란 문구가 적혀 있다. 철제통의 문을 여니 생리대 18팩이 빼곡히 쌓여 있다. 하단의 얇고 길쭉한 구멍에서 생리대 한 팩을 꺼내자, 다시 한 팩이 위에서 툭 떨어졌다. 상가·오피스 건물의 화장실에서 손을 닦을 때 뽑아 쓰는 휴지처럼 하나를 뽑으면 다음 하나가 배출구로 나오는 방식과 비슷하다. 생리대 팩을 여니 중형 날개형 생리대 2개가 나왔다. 정부가 6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할 공공생리대 수동지급기의 이용 방법이다.
성평등가족부는 2일 전국 12개 시범지역에서 오는 6일부터 공공생리대 지원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범지역은 서울 광진구·은평구, 경기 광명시·수원시, 충남 서천군, 대전 중구, 전북 정읍시, 전남 목포시, 광주 북구, 경북 구미시, 경남 거창군, 제주 제주시 등 전국 12곳이다. 현장 여건에 따라 수동지급기(300대)와 자동지급기(400대)가 설치되며, 수동지급기는 6일부터 우선 설치된다.
자동지급기는 전원공급 장치와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갖춘 장비다. 음료수 자판기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자동지급기는 이용자가 기기 앞 부분의 ‘받기’ 버튼을 누르면 배출구의 불이 켜지며 생리대 한 팩이 나오는 방식이다. 생리대 재고와 이용 현황을 시스템을 통해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연속으로 이용하려면 20초의 간격을 두고 이용해야 하며, 시각장애인 등의 접근성을 고려해 음성·점자 안내 기능도 탑재한다. 자동지급기는 오는 20일부터 순차 도입된다.
자동지급기는 대량 적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설치된다. 자동지급기 적재량은 최대 170팩이다. 크기가 큰 자동지급기를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전기 배선·관리 여건 등이 충분하지 않은 곳에는 수동지급기가 설치된다. 수동지급기는 전기·통신장비 없이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대 적재량은 18팩으로 수량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공공생리대 지급기가 설치된 곳은 6일부터 성평등부 누리집과 지방정부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올해 예상되는 공공생리대 제공 수량은 모두 650만팩(1300만개)이다. 성평등부는 시범지역의 여성 인구가 한 달에 1팩(낱개 2개) 정도를 이용하는 것으로 설정해 물량을 추산했다. 성평등부는 앞으로 별도 누리집을 만들어 지도 검색을 통해 가까운 이용 시설과 생리대 재고 현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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