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의결
2026~2030년 정부 과학기술 정책 뼈대
"지역균형발전·포용성 부족" 전문가 지적
이주한 과기비서관 "'연구하려면 지역 가야한다' 수준 패러다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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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재명 정부 과학기술 정책의 뼈대가 될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마련한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 국가 최고 회의체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뼈아픈 지적이 오갔다.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26~2030년)'은 2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7회 심의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의결됐다.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과기정통부가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수립하는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향후 5년간 국가 R&D(연구·개발) 예산 수립과 정책 방향의 기준이 된다. 이경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심의에 앞서 "이재명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의 뼈대가 될 마스터플랜"이라며 "방향을 제대로 설정했는지 집중 토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과학기술혁신과 AI 대전환으로 모두가 누리는 새로운 성장'을 핵심 목표로 △자율·신뢰·협업으로 도약하는 과학기술혁신체계 △국가 전반의 혁신을 선도하는 AI 대전환 △기술주권 확립 및 산업 경쟁력 확보로 기술주도 성장 △과학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모두의 성장이라는 4개 전략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부총리를 중심으로 한 범부처 R&D 정책·투자 체계를 조성 △대학·출연연·기업 등 연구 주체별 역량 강화 △국가전략기술 집중 투자 및 민관협력 강화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5극3특 권역별 성장엔진 발굴 및 성과 확산 등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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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뭐가 다른지" 지적… '수월성' 중심 R&D에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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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신규 계획이 과거 발표한 기본계획과 크게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은하 심의위원(차병원 특허실장)은 "(기본계획안에) 기재된 표현이 AI를 제외하면 5년 전, 10년 전 표현과 거의 유사하다"며 "세부 계획을 보면 차별화된 정책도 있겠지만, 큰 그림에서부터 (과거와의) 차별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했다.
또 R&D 정책이 십수년 간 '수월성' 중심으로 추진된 탓에, 이번 신규 계획에도 '포용성'과 '지역 균형 발전' 목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은 이재명 정부가 산업·교육·에너지 등 여러 측면에서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국정 과제다.
홍성주 심의위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연구위원)은 "우리 과학기술정책이 지금까지 추구한 건 수월성, 엘리트 양성, 선택과 집중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지원이 주로 첨단산업, 대기업, 수도권, 우수 기관, 우주 인재에 집중된다"며 "R&D 20조원 규모까지는 그래도 되지만, 예산이 35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가 계획은 지금까지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과학기술 생태계 내 양극화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최은영 심의위원(서울대 의과학과 교수)은 "연구자가 일자리가 없고, 일자리를 뺏기기 때문에 학생들이 다른 직업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국가과학자를 안 만들어줬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신진연구자 시기를 지나 15년간 중견연구자로 지내는 기간에 너무 많은 교수가 연구비 부족에 시달린다"며 "당대 최고 수준의 논문을 발표하고 임용된 사람들을 달리는 차에서 내려 걷게 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원이 되면 기본적으로 연구비를 줘야 하는데 그간 교육부가 연구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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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회의에 참석한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대학 지원 예산은 전반적으로 기획예산처를 통해, R&D 예산은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통해 받는데 아무래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R&D 투자액이 2배 이상 늘어났음에도 과기혁신본부의 대학 R&D 예산 편성은 대부분 수월성 중심"이라며 "신진 연구자들은 주로 지방대에서 교원 생활을 시작하는데 예산과 연구장비가 부족한 환경에서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도권 대학 입성을 목표하게 된다"고 했다. 최 차관은 "과학기술기본계획에 지역 R&D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구색 갖추기 정도"라며 "이런 점은 정말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주한 대통령실 과학기술연구비서관도 공감을 표했다. 이 과기비서관은 "정부는 지방분권 강화를 강조하는데 과기부 안건에는 '지역 대학 혁신 역량 강화'가 장식처럼 붙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하려면 지역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과학 아이템을 쭉 나열한 뒤 마지막에 지역을 붙이는 것보다, 지역을 먼저 놓고 그 지역에서 어떤 연구가 가능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타성적, 습관적으로 (기본계획 수립 등을) 해 온 것을 심의위원들께서 지적했는데 앞으로는 타성에서 벗어나 더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27년 국가 R&D 예산 배분·조정안'도 이날 심의회의에 상정됐지만, 비공개 진행됐다. 이 부의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께서 R&D 예산에 대해 조정을 넘어 시스템 혁신까지 이루도록 부탁했다"며 "예산 당국의 시스템 개혁과 함께 충분한 심의를 거쳐 8월 중순 기획예산처와 과기정통부가 최종안을 공동으로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심의를 거친 R&D 예산안을 매년 6월 30일까지 기획예산처에 통보한다. 기획예산처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 전체 예산안을 구성해 8월 최종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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