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9100선에서 하루 만에 900포인트 급락하며 8200선으로 후퇴한 가운데 9000선 랠리 과정에서 심화한 대형주 쏠림도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달간 지수를 끌어올린 반도체·AI 대형주에 수급이 집중된 만큼 주도주가 흔들리자 시장 전반의 방어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최근 1개월간 코스피 지수는 7815.59에서 8203.84로 388.25포인트(4.97%) 상승했다. 전날까진 9114.55로 마감하며 상승률이 16.62%에 달했지만, 하루 만에 910.71포인트(9.99%) 급락하면서 수익률도 11.65%포인트 낮아졌다.
이날 지수 하락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수익성 의구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기대 후퇴,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차익실현 등이 겹쳤다. 여기에 더해 대형주 쏠림이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개월간 코스피50은 11.21%, 코스피100은 9.07%, 코스피200은 7.87%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200 중소형주는 14.65%,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지수는 15.33% 하락했다. 코스피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각 14.64%, 16.52% 내렸다. 코스피50과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지수 간 수익률 격차는 26.54%포인트다.
전날까지 괴리는 더 극단적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한 달간 16.62% 오르는 동안 코스피50은 24.69%, 코스피100은 21.97%, 코스피200은 20.57% 뛰었다. 반면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지수는 10.63%, 코스피200 중소형주는 9.39% 하락했다. 코스피50과 코스피200 제외 지수 간 격차는 35.32%포인트에 달했다. 지수 9000 돌파가 시장 전체의 상승보다 초대형주 압축 랠리 성격이 강했다는 의미다.
종목별로도 체감 약세가 뚜렷했다. 한 달 동안 코스피 946개 종목 중 상승 종목은 60개에 그쳤다. 하락 종목은 862개, 보합은 24개였다. 하락 종목 비중은 91.12% 수준이다. 지수가 강세를 보인 전날까지도 상승 종목은 97개에 불과했다.
쏠림이 심화한 가운데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지수도 무너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부터 전날까지 50.46%, 삼성전기는 85.05%, SK스퀘어는 67.09%, 삼성전자는 18.03%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날 하루 SK하이닉스는 12.47%, 삼성전자는 12.31%, 삼성전기는 10.68%, SK스퀘어는 7.01%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소외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1개월간 코스닥 지수는 19.39% 하락했다. 코스닥150은 14.76%, 코스닥 글로벌은 10.40% 내렸다. 코스닥150 산업재는 28.50%, 소재는 23.82%, 자유소비재는 23.57% 하락했다. 코스닥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각 23.64%, 22.76% 밀렸다.
이번 급락이 단기 차익실현 성격을 띠지만, 랠리의 폭이 좁았던 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남아있다. 대형 반도체·AI주 중심의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더라도 상승 종목 확산이 동반되지 않으면 지수 반등과 투자자 체감 수익률의 괴리는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상승 추세를 훼손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코스피는 여전히 안정적인 선택지”라며 “코스피 8600포인트 기준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3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배 수준으로 AI 성장세와 반도체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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