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후속협상 21일 스위스서 진행"…미군 "합의 이행 위해 현지 경계"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공습에 반발하면서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핵심 합의사항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20일(현지시간) 전격 취소했다. 지난 18일 종전 MOU 발효 이틀만이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등에 대한 후속협상을 앞두고 종전 MOU 자체가 파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성명에서 "MOU 제1조 불이행 등 미국의 명백한 신의성실 원칙 위반 및 약속 불이행과 레바논 남부에서 벌어지는이스라엘 정권 합의 위반 및 철수 의무 불이행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에 대해 폐쇄를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종전 MOU 1조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하고 레바논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보장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해군도 "모든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해선 안 된다"며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저지른 범죄와 미국의 MOU 위반 탓에 호르무즈 해협은 모든 선박에 대해 닫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MOU 발효 이후 헤즈볼라와 휴전하기로 전날 합의했지만 헤즈볼라의 선제공격을 이유로 이날 오전 다시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겉으로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반대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공습을 묵인하거나 사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미국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란은 다만 미국과의 후속협상은 거부하지 않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협상 대표단이 스위스로 떠났다"며 "최종 합의를 위한 협상은 MOU 조항이 이행될 때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MOU를 이행하기 위해) 조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MOU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된다"며 "MOU는 상호 연관된 패키지이기 때문에 한쪽이 이행하지 않으면 MOU 모두가 위태로워지는데 특히 1조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와 관련, 오는 21일 스위스에서 미국과 이란의 대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현재 스위스에 도착해 있다"며 "이르면 21일이라도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협상에서 배제된 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력충돌이 종전 후속협상의 변수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헤즈볼라와 휴전한 이후 이날 새벽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 나바티에 10여곳에 공습을 단행했다. 레바논 민방위 당국은 이날 16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3월 초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자가 4000명을 넘겼다고 집계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이날 공습에 대해 "(휴전 뒤) 간밤에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군을 향해 50여발의 발사체를 쏜 데 대응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표적을 공습했다"며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 위반을 멈춘다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19일 심야에 나바티에에 침입해 발사체를 쏴 대응했다"며 "휴전을 지키겠지만 레바논 영토를 점령한 적들의 시도에는 주저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동 지역 미군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란과의 합의가 준수되고 이행되며 완전히 효력을 유지되도록 현지에 주둔해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날 하루 기준 상선 55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대규모 화물과 17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수송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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