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열풍에 교육단체 11곳 “무너진 학교, 신뢰 회복해야”…국민운동 출범
한겨레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으로 ‘무너진 교실’을 공권력의 극단적 처방으로 해결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학부모·교원·교육단체 11곳이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을 위한 국민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률과 소송에 기대는 ‘교육의 사법화’로는 무너진 교육공동체를 되살릴 수 없다며, 교육 공동체 회복을 위한 5대 목표, 7대 원칙을 발표했다.
16일 교육의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11개 교육 관련 단체는 서울 용산구 교육의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국민운동) 출범을 선언했다. 국민운동은 기자회견에서 “학교폭력, 교원 사망, 교육소송의 일상화 등으로 학교 교육의 사법화 문제가 심각하고 교실 및 교육 주체들 간의 신뢰가 붕괴됨에 따라 학생들이 배움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나 국가교육위원회도 이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밝힌 5대 목표는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존중받는 학교 만들기, 교사 집단과 학부모 집단 사이의 신뢰 회복, 수업과 생활지도를 통한 학생의 전인적 성장 등이다. 7대 원칙으로는 사법화·엄벌주의 지양, 신뢰·대화의 회복적 접근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의 흥행이 사회에 많은 논쟁을 던진다고 평가했다. ‘참교육’은 가상의 정부 조직인 ‘교권보호국’ 감독관이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입시비리 등을 일으키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폭력으로 응징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운동은 “학교폭력과 교권 붕괴라는 비교육적 폭력의 문제를 또 다른 잔혹한 폭력으로 응징함으로써 풀어낼 수 있는가, 정의로운 폭력으로 불의한 폭력을 제압하는 행위가 교육적인가 등의 물음들이 활발히 오가고 있다”며 “이 모든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폭발적 흥행은 우리 교육공동체가 얼마나 깊이 무너져 있는가를 또렷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교육의 사법화’로 교육 현장에서 학교 구성원 간 갈등과 범죄가 구별되지 않고 있으며, 교육적 대화와 공동체적 해결은 물론 배움도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운동은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회복적 대화’를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올해 12월까지 여론조사와 8회 이상의 연속 토론회를 통해 교사·학부모·학생의 권리 침해 실태 등을 파악한다. 내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신뢰 회복 실천 운동을 펼치고, ‘교육공동체 회복 특별법’ 등 입법 논의를 이어간다.
국민운동의 이런 발표는 드라마의 해결 방식을 현실에 적용하려는 극단적인 주장과는 방향을 달리한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가칭) 교육활동보호국이 필요하다”며, 특전사·해병대 출신 교사 20~30명을 확보해 학교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권보호국 공론화가 체벌을 부활하자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라면서도 “학생들은 특수부대 출신의 감독관이라는 것 자체에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강한 사람이 폭력을 쓰지 않고 아이들을 잘 계도하면 학교와 학생 모두에게 좋은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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