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毛)퓰리즘 우려 큰 탈모치료 건보 적용
머니투데이
![]()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건보)을 적용하는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초 2022년 대선 공약으로 꺼내들었던 탈모약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다시 언급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해당 정책 추진 여부와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이다.
탈모 치료를 건보 적용범위에 넣을지 고려하는 것에 대해 현재까지는 정부보다 청와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 지난해 업무보고 당시 정 장관은 대통령의 관련 질의가 있은 뒤 탈모는 생명에 영향을 주는 질환이 아니고 의학적 탈모는 이미 지원 대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탈모는 젊은이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보 범위에 포함되면 약값이 떨어질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건보 재정은 국민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를 기반으로 한다. 2021 ~ 25년 사이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올해는 적자 전환을 예상하는 의견이 대세다. 건강보험공단도 성장률 하락과 고령화 영향 등으로 올해 최대 4조원대 건보 적자를 전망한다. 이런 상황에서 탈모 치료 명목으로 1조원 가량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면 건보 재정은 더 빠르게 악화된다. 지난해까지 2년간 동결됐던 건보료율도 올해부터 1.48% 인상됐을 정도로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역 가입자들은 건보료 기준이 되는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권에도 놓여있다.
탈모 치료 건보 적용 계층도 논쟁거리다. 정부 검토 방향대로면 20~34세 청년층이 우선 지원 대상이 된다. 이들이 탈모 때문에 취업과 대인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만 최근 지방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표심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탈모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치료효과와 건보 적용 우선순위를 둘러싼 과학적 논쟁이 전제돼야 할 사안에 '모두의 토론'이라는 형식으로 포퓰리즘적 접근을 하는 것도 문제다. 환자단체들은 급여 적용을 못받아 고가 항암제, 희소질환 치료약을 제대로 못써 생명의 위협을 받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고 호소한다. 응급실 진료환경 개선, 지방의료 공백 해소 등 건강보험이 투입돼야 할 곳이 많은 현실도 돌아봐야 한다.
조회 0·스크랩 0·공유 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