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를 다시 보자[MT시평/이병건]
머니투데이
요즘 '채권의 무가치함'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을 가끔 보게 된다. 2025년말부터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CP/전단채를 포함한 채권 발행잔액을 넘어선 것도 있겠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자수익, 즉 캐리로 메울 수 없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자조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지표물인 국고 10년물 금리는 2025년 9월말 2.9% 정도였다. 12월말 3.4%까지 상승했고, 3월말 3.8%를 거쳐 6월초에는 4.2%를 넘어선 상황이다. 국채의 가격은 작년 4분기 3.6% 하락했고, 현시점인 6월초까지의 누적 하락폭은 9~10%에 달한다. 국고10년물의 분기 캐리는 9bp 정도의 금리 상승만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느 구간에서도 실제 금리 상승이 캐리로 방어 가능한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식과의 상관관계의 변화이다. 2021년까지는 채권과 주식의 음의 상관관계가 우세한 상황이어서, 통념과 맞게 채권의 주식 대비 헤지 기능이 극대화되었던 시기였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분산효과 만으로도 채권의 역할은 매우 돋보였다.
원래 자산배분은 리스크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뤄진다. 자산배분의 기반인 포트폴리오 이론은 위험을 변동성으로 간주해 분산과 표준편차로 위험을 측정하는데, 포트폴리오 구성의 핵심은 분산투자이다. 개별 자산군 각각이 가진 위험보다 자산군간 상관관계(움직임)가 중요하다. 가격의 움직임이 다른 자산들을 섞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함으로써 단일 자산군에 집중투자하는 것보다 더 유리한 위험-수익률 균형을 달성할 수 있다.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채권과 주식 자산에 대한 분산투자를 통해 자산배분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2022년 이후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양으로 전환되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했던 1970년대에 주식과 채권이 동반하락했던 현상을 떠올리게 한다. 글로벌 추세를 살펴보면 2025년에는 음의 상관관계로 전환되어 채권이 포트폴리오의 완충 역할을 일부 회복했지만 2026년 들어 상황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국내 상황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가운데 채권이 하락해 단기적으로는 음의 상관관계가 관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등의 복합 요인이 금리를 밀어올리는 과정으로, 안정적인 2021년 이전의 상황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금리가 계속 상승해 임계 수준을 넘어설 경우 주식과 채권의 동반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최소한 개인투자자에게 채권의 유용성은 여전히 높다. 단기적인 시가평가 성과 압박이 없는 개인투자자들은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함으로써 신용위험 없이 원금과 약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 가능한 다른 금리부 자산 투자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금리 수준에서 국채 투자는 대체상품인 저축성보험이나 정기예금 대비 상대적 투자매력이 높아졌다.
주식시장 강세 여부와는 별개로, 투자자들마다 투자 여건과 상황은 다르기 마련이다. 여전히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현재 금리 수준에는 기준금리 4번 정도의 인상 전망이 선반영되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0년물보다 만기가 짧아 유동성 부담이 적은 국채 3년물 금리 3.8%, 5년물 금리 4.1%도 절대금리 수준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재 은행권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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