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틀 연속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은 미국과 이란이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북중미 월드컵 개막일인 현지시간 11일 종전협상 타결 쪽으로 급선회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미군 아파치 헬기 격추를 계기로 지난 9일 재개된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 사흘째를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격적으로 공습 취소를 발표하면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으로 예고했던 3차 공습을 "(미국과)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논의가 이란 최고지도부에 전달돼 승인받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취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명식의 시간과 장소는 곧 발표될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보면 조만간 양측이 종전 관련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란발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이란의 파르스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아직 이란 최고지도부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았다면서도 "미국이 결과적으로 이란이 제안했던 원안을 수용함에 따라, 이란 최고위 지도부 역시 해당 문안을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썼습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서명식의 시간·장소까지 구체적으로 발표될 경우 사실상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포고문 서명 행사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최종 문서 조율 단계에 이르렀으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주말 유럽에서 합의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쟁의 직접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 주요 중동 국가들이 모두 논의된 내용을 승인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협상은 완전히 끝났데 시간을 자꾸 끌고 있다"며 "그들이 할 일은 (문서에) 서명하는 것뿐"이라고 말해 공습과 별개로 합의 자체는 거의 이뤄졌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동안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양측이 최종 서명하는 일만 남았는데도 이란이 이를 지체하자 미국이 공습을 통해 재촉했고, 마침내 이란 최고지도부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예정됐던 공습을 취소하고 서명식을 준비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란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채 인편을 통해서만 뜻을 전달하는 데다 지도부 내 분열상이 심각해 의견을 교환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게 미국 측 설명이었습니다.
결국 이란의 최대 원유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 장악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동시에 발전소·교량 등 민간 인프라가 아닌 군사시설에 제한적 공습을 가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날 개막한 북중미 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주최) 기간 교전이 지속하는 데 대한 부담을 느꼈을 수 있습니다. 미 행정부에선 월드컵이 열리기 전 협상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습니다.
지난 4월 초 휴전 이후 협상이 타결될 듯 말 듯 늘어지면서 피로도가 한층 커졌고, 그는 국제유가 및 미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경제적·정치적 부담 고조에 직면한 상황이었습니다.
공이 다시 이란으로 넘어간 가운데, 관건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어떻게 반응할지, 그리고 최종 타결될 경우 종전 MOU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입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미국이 이란의 안을 수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존에 알려진 MOU는 60일 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 이란 핵 문제를 협상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도 수준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면서 당초 마련됐던 초안을 수용하지 않고 재협상을 추진했는데, 결국 협상안 변경 의지를 접었다는 것이 이란 측 주장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합의 수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통행료 부과 문제, 이란의 동결자금 해제 등 핵심 쟁점에서 이란에 중대한 양보를 할 경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정치적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협상의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여러차례 공언한 대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중단과 기존 고농축 우라늄의 처리 문제가 합의서에 어떻게 반영됐을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결국 합의문에 양측이 최종 서명할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 문안 조율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중동 정세는 다시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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