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블랙록, 스페이스X IPO에 50억 달러 베팅
SBS Biz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최소 50억달러(약 7조6천500억원) 규모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11일 스페이스X가 역대 최대 공모를 추진하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투자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블랙록이 스페이스X 주식을 최소 50억달러어치 사겠다는 주문을 제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비슷하게 큰 규모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 IPO에서 대형 기관투자자가 큰 물량을 신청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 주문 규모는 일반적인 공모에서 보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올해 스페이스X에 앞서 가장 큰 IPO였던 반도체 업체 세레브라스의 전체 조달액은 55억5000만달러(약 8조4915억원)였습니다. 블랙록 한 곳의 주문 규모가 올해 최대 IPO 전체 조달액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개인투자자 수요도 폭발적입니다. WSJ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신청한 스페이스X 주식 규모만 700억달러(약 107조1천억원)를 훌쩍 넘었습니다. 국부펀드와 패밀리오피스도 주문에 참여했고 한 패밀리오피스 투자자는 10억달러(약 1조5천300억원)가 넘는 물량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IPO 주문이 곧 실제 배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은 수요가 높은 공모에서 원하는 물량을 모두 받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실제 기대 물량보다 큰 주문을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스페이스X의 주문서는 10일 마감됐고, 주관사들은 12일 예정된 상장을 앞두고 최종 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일반적인 IPO보다 개인투자자 배정 비중을 크게 높이는 방안을 희망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개인투자자 몫은 최대 30% 안팎까지 거론됩니다. 이는 통상 대형 IPO에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배정되는 관행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스페이스X의 공모 방식도 이례적입니다.
머스크 CEO는 투자자들에게 주당 135달러(약 20만7000원)의 고정 공모가를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공모 희망가 범위를 먼저 제시한 뒤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최종 공모가를 정합니다. 스페이스X는 이런 절차 대신 사실상 수용 여부만 선택하는 방식에 가까운 가격을 내놓았습니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1조7700억달러(약 2708조1000억원)에 이릅니다. 스페이스X는 아직 적자를 내고 있으며 이 평가가치는 상당 부분 초기 단계인 인공지능(AI) 사업부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머스크 CEO가 상장 이후에도 전례 없이 강한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논란거리입니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막대한 자금을 넣으면서도 회사 의사결정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이번 IPO는 단순한 우주기업 상장을 넘어 AI와 위성통신, 우주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열기를 시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스타링크를 앞세운 위성 인터넷 사업과 발사체 기술, 여기에다 AI 사업 기대까지 결합하면서 스페이스X는 공개시장에서도 머스크 프리미엄을 시험받게 됐습니다.
다만 공모 흥행이 곧 주가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공모 규모가 크고 개인투자자 참여 비중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변동성도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이 주문서에서는 강한 수요를 보였지만 상장 이후에는 스페이스X의 실적과 AI 사업의 현실성, 머스크 CEO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따지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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