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이 무너진 사고 여파로 서울 도심 철도 운행 차질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은 사고 수습과 복구 작업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27일 첫차부터 KTX와 일반열차, 전동열차 일부 구간의 운행을 조정했다.
코레일은 27일 오전 6시 안전재난문자를 통해 “서소문 고가 붕괴사고 수습을 위해 오늘 첫차부터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전동열차 운행을 중지한다”고 알렸다. 다만 1호선과 경의중앙선 문산∼용산∼용문 구간은 정상 운행한다고 공지했다.
사고는 전날인 26일 오후 2시 32분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중이던 고가 구조물이 아래 철도 구간 쪽으로 낙하하면서 서울역∼신촌역 사이 전차선에 단전이 발생했고 이 여파로 KTX는 서울∼행신역 구간, 전동열차는 서울∼수색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서울시의 복구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열차 안전 운행 확보를 위해 27일에도 서울∼행신역 간 열차 운행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경부·호남선 KTX는 서울∼부산역, 용산∼목포·여수EXPO역 구간만 운행하며 평소 통과하던 일부 역에도 임시 정차해 지연 운행이 예상된다. 강릉·중앙선 KTX는 청량리∼강릉, 청량리∼부전역 구간을 중심으로 운행한다.
일반열차 운행도 조정됐다. 경부선 무궁화호는 대전∼부산역, 호남선 무궁화호는 서대전∼목포·여수EXPO역, 장항선 열차는 익산∼천안역 구간만 운행한다. ITX-새마을과 ITX-마음 모든 열차는 서울역이 아닌 수원역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도록 변경됐다.
전동열차의 경우 1호선은 정상 운행하지만, 경의선은 문산∼수색역 구간만 운행한다. 서울∼수색 구간은 사고 수습이 끝날 때까지 운행이 중단된다. 코레일은 27일 새벽 1시 50분까지 경부선, 경인선, 경원선, 경의중앙선 등 4개 노선에서 심야 임시 전동열차를 총 4회 추가 운행해 귀가객 불편을 줄였다.
도로 통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서소문로 경찰청교차로에서 서울아리스본부 앞 삼거리 양방향 구간은 사고 처리 작업으로 전면 통제 중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는 1966년 세워진 폭 15m, 왕복 4차로 규모의 과선교다. 상부 교량 구간만 335m, 진입로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493m에 이른다. 경의선 철로 위를 지나는 구조로, 열차 통과 때마다 차량 흐름이 막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됐다. 과거에는 신촌에서 아현고가차도를 지나 서소문고가차도를 통과하면 도심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어 교통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개통 이후 60년 가까이 반복적인 차량 하중을 받으면서 노후화가 심화됐다. 2019년에는 교각과 슬래브 콘크리트 탈락, 철근 부식 등이 확인됐고,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이후에도 바닥판 탈락, 보 콘크리트 탈락, 강선 파손 등 손상이 반복됐고 서울시는 추락 방지망 설치와 교각 보수, 계측기 운영, 대형차량 통행 제한 등 보강 조치를 해왔다.
서울시는 보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철거 후 재시공을 결정했다. 총공사비 136억원이 투입된 철거 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됐으며, 애초 올해 7월 말 준공이 목표였다. 공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6월 중 마무리될 가능성도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새벽 시간대 슬라브 절단 작업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약 2.9㎝ 침하 현상이 확인돼 작업이 중단됐다. 이후 오후 2시께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현장소장, 감리단장 등이 현장 안전진단에 나섰으나, 약 30분 뒤 구조물이 떨어졌다.
이 사고로 시공사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A 씨, 감리단장 60대 B 씨,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50대 C 씨 등 3명이 숨졌다. 서울시 공무원 2명과 서대문구청 공무원 1명 등 3명도 다쳤다. 숨진 이들의 유족들은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했지만 사고 당일 밤까지 빈소가 마련되지 못한 채 장례 절차를 기다려야 했다.
경찰과 관계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 당국은 철거 공사가 절차대로 진행됐는지, 슬라브 침하 등 붕괴 조짐이 확인된 뒤 현장 안전진단 과정이 적절했는지, 작업 중지와 출입 통제 등 안전조치가 충분했는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코레일은 서울시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차선, 레일, 전기·신호 설비 등을 점검한 뒤 정상 운행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고 수습 상황에 따라 출발역과 도착역, 정차역이 추가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열차 이용객은 이동 전 코레일톡, 코레일 홈페이지, 철도고객센터를 통해 운행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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