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 연임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25일 밝혔다. 이용준 이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옹호하는 미국 극우인사를 초청하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외교부는 “재단법인 세종연구소가 지난 21일 이 이사장 연임 승인을 해 줄 것을 요청해왔고, 외교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면밀히 검토한 뒤 이 이사장의 연임을 불승인한다는 입장을 22일 통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세종연구소는 외교부 감독을 받는 외교·안보 분야 연구기관으로, 세종연구소의 임원 승인은 외교부 권한이다.
지난 18일 세종연구소 이사회는 이 이사장의 연임을 8대5로 결정한 뒤 외교부에 연임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1983년 세종연구소가 출범한 이래 이사장이 연임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외교부는 세종연구소 임원 승인은 “외교부의 고유 권한”이라며 “공익법인법에서 정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임원 취임을 당연히 승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감독부처로서의 재량이 있다”고 했다. 다만 그의 연임을 불승인한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선 “개인 신상과 관련된 사항이므로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외교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지낸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6월 임명됐다. 당시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문정인 전 이사장이 임기를 1년이나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외교부가 연구소 감사를 벌이는 등 압박을 가하면서 문 전 이사장은 중도에 사임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전날인 지난해 4월3일 세종국가전략포럼에 미국 극우인사 고든 창을 공식 초청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고든 창은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면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기도 했다.
세종연구소 이사장 임기는 3년으로, 이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