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초음속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격을 퍼부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 지역 내 대학 기숙사에 공습을 가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중재해온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양쪽은 교착 속 확전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23일 밤(현지시각)부터 24일 새벽 사이 키이우와 그 인근에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를 포함한 미사일 90발과 드론 600기를 발사해, 4명이 숨지고 80명 이상이 다쳤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가 오레시니크 외에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 2발, 치르콘(지르콘) 초음속 미사일 3발, 이스칸데르-M 및 S-400 탄도미사일 30발, 크루즈 미사일 54발, 샤헤드 등 드론 600기를 비롯해 드론 발사용 순항 미사일 ‘반데롤’과 방공망 교란용 무인기 ‘파로디야’까지 동원하며,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복합 공습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 오레시니크를 실전에 투입한 것은 2024년 11월21일 드니프로 지역을 공격한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오레시니크는 사거리가 수천㎞이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수도권까지 타격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미사일이 음속의 10배 이상의 속도로 비행해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공언해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오레시니크 발사를 미리 탐지했음에도 요격하지 못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인 루한스크에 있는 한 대학 기숙사를 드론으로 공격해 18명이 숨졌다며 이번 보복을 명령했다. 우크라이나가 대러시아 드론 공격을 강화하자, 러시아도 초음속 미사일까지 동원해 반격에 나선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대학 기숙사 공격 사실을 부인하며, 그 지역의 러시아 무인기 부대 ‘루비콘’의 사령부를 타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습을 두고 “러시아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은 채로 둬선 안 된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