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대구 군위군의 한 마을을 찾아 모내기를 하고, 주민들과 새참 때 막걸리를 마셨다. 이 대통령은 마을 애로상황과 청년들의 지역 창업 활성화 등 의견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도 찾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잇딴 지역 현장 방문에 대해 “선거개입”이라며 법적 조처를 검토하겠다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 군위군 소보면 도산1리 마을을 찾아 이앙기를 타고 직접 모내기를 했다. 파란색 체크무늬 반팔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등 편한 차림으로 현장에 온 이 대통령은 장화로 갈아신고 모를 심었다. 이 대통령은 동행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장관님도 착용하세요. 일 시켜야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홍성준 청년 농업인은 이 대통령이 모내기 체험을 마친 논에서 드론 방제를 시연했다.
밀짚모자를 쓰고 모내기를 마친 대통령은 논 옆 느티나무 아래 평상으로 자리를 옮겨 마을 어르신, 청년 농업인들과 새참을 먹었다. 새참으로는 국산 밀로 만든 잔치국수와 마을에서 만든 두부로 요리한 두부김치, 군위군에서 생산된 오이와 방울토마토, 자색 돼지감자로 만든 기능성 막걸리 등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담긴 막걸리를 주민들과 나눠 마셨다. 청년 창업인이 개발한 ‘군위자두빵’도 후식으로 올랐다.
새참 때는 마을의 농경문화체험 프로그램과 대구 편입 이후 지역 변화, 청년들의 지역 창업 활성화 방안 등에 관해 다양한 대화가 오고 갔다. 군위군은 원래 경상북도 소속이었지만, 2023년 7월 1일부로 대구광역시에 편입됐다. 이 대통령은 “우무실마을의 이름처럼 국민 모두가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며 “우무실마을의 번창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모내기 행사 참여는 ‘박정희 모델’을 참고한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 시절이던 1961년 6월 농업정책을 장려하기 위해 당시 윤보선 대통령 등과 모내기를 하고, 논두렁에서 농민들과 막걸리를 나눠 마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경기도 성남에서 열린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 간담회에서도 “새마을운동은 산업화시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문화와 경제, 사회적 환경 개선을 위해 시작해 상당히 큰 성과를 거둔 운동이고, 지금 시대에도 매우 유용하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산업화 세대와 보수층에서 상징성이 큰 만큼, 중도·보수층 외연 확장과 ‘실용·성장’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모내기 행사에 앞서선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 건설 예정 부지인 대구 군위군과 경북 의성군 일대를 방문했다.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 건설은 지역 최대 현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군공항 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조달 과정에서 과도한 금융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고, 사업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역시 대구시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재원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사업 장기화로 인해 추가되는 비용 규모와 재정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현장 관계자들에게 물었다고 안귀령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군위 신공항 부지를 찾았다”며 “대통령의 관심에 대구시장의 의지를 포개면, 일 추진이 훨씬 쉬워진다”며 “제가 대구시장이 되어 이재명 정부와 함께 공항 문제 깔끔하게 해결하겠다”며 여당 후보의 프리미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대통령의 잇따른 지방방문이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노골적인 관권선거, 선거 개입이다. 대통령이 선거 개입의 수준을 넘어 아예 직접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한 번만 더 진행된다면 국민의힘은 즉시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운동에 대한 법적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방문이 지방 선거용 관권선거 논란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에는 경기도 성남 새마을운동중앙회 간담회 행사와 성남 모란시장을 방문했고, 15일에는 에이치디(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뒤 남목마성시장을 찾았다. 성남시장엔 이 대통령과 가까운 김병욱 전 의원이 6·3 지방선거에 출마해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는다. 울산시장에는 김상욱 전 의원이 출마해 김종훈 진보당 후보와 단일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할 일, 명분이 있는 행사 등 가야 할 곳을 가고 있다”며 “지방선거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