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사 협상과 관련해 “공장 정지 시 하루 최대 1조원 정도의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며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긴급조정 발령은 고용노동부 장관 권한이지만, 산업계 관련 주무장관으로서 노동조합 쪽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정관 장관은 14일 저녁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지급 규모를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와 삼성전자 쪽이 조정 재개를 요청했지만, 노조 쪽은 성과급 제도화 등 핵심 요구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다는 조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파업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노사 간 조속한 타협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긴급조정권 발동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권한으로, 파업을 최대 30일간 중지시키고 중노위 조정을 진행하는 제도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긴급조정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산업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긴급조정권 필요성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삼성전자의 중요성과 반도체 산업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매출 비중 12.5%, 고용 인원 12만9천여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기업”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투자의 ‘속도’와 ‘규모’로 경쟁하는 승자독식 산업으로, 1~2년 단위로 공정을 혁신해야 하고, 팹(Fab) 1개 건설에 6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져야 생존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달라”며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노사가 국민들과 수많은 국내외 고객들, 그리고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