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종식 선언하고 30일간 호르무즈·핵 세부 논의하는 MOU 체결 근접' 보도
트럼프, 방중 전 성사에 "가능하다"…대이란 해상봉쇄 해제도 카드로 제시한 듯
MOU 토대로 최종 타결도 가능…이견 불거지면 협상 동력 상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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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팽팽한 대치 속에 불안한 휴전을 이어가던 미국과 이란이 협상 국면으로 급변침하는 모양새다.
양해각서(MOU) 체결로 일단 전쟁의 종료를 선언하고 종전 협상의 최대 난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합의의 큰 틀을 설정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주 예정된 방중 이전에도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서둘러 출구 찾기에 나서는 듯한 양상이다.
6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양해각서는 14개항으로 된 1쪽짜리 문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 종식을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이란 핵프로그램 제한, 대이란 제재 해제와 관련한 세부 합의 도출을 위해 30일간의 협상 개시를 함께 선언하는 형식이다.
악시오스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30일간 점진적으로 해제되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우라늄 농축 유예(모라토리엄) 기간과 관련해서는 12년에서 15년 정도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국은 20년을 요구했고 이란은 5년으로 응수한 바 있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반출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대신 대이란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동결 자금도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는 게 양해각서의 골자다.
양해각서는 최종합의를 향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수준의 문서다. 협상의 기본적인 틀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타결까지 나아가는 형식이어서 최종 합의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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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 압박과 악화일로의 여론에 종전이 한시라도 급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협상 타결을 통해 최종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양해각서를 내세워 종전부터 선언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30일간의 협상에 대한 동의가 이뤄지는 것이라 협상 모멘텀이 확보될 수 있다. 이 기간에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최종 타결까지 가능하다.
현재 나오는 보도대로라면 양해각서에 들어가는 합의의 수준이 협상의 기본적인 범위와 방향성만 제시하는 보통의 양해각서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미국이 대이란 압박수단으로 보고 내려놓지 않던 대이란 해상봉쇄도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해제와 연계해 단계적으로 해제할 의향이 있는 셈이라 주목된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를 지렛대로 이란의 핵포기와 관련해 더 큰 양보를 받아내고 '승리'로 홍보하려 하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 내 온건파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협상 쟁점을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복잡한 사안들은 추후에 해결하려는 생각이라고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가장 중요한 핵합의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관련해 큰 틀의 공감대만 이뤄진다면 나머지 세부사항은 추후 합의로 미뤄둘 의향이 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해각서 체결에 상당히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P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14∼15일 이전에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란도 이 같은 속도전에 부응할지가 관심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은 미국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거나 하는 부정적 표현이 포함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이란 역시 미국의 요구에 호응할 의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양해각서는 최종 합의보다 합의의 수준이 낮고 협상 기간인 30일 사이에 미국과 이란이 다시 극심한 입장차에 따라 대치 국면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PBS 인터뷰에서 언급한 '고농축 우라늄의 미국 반출',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 등은 상당한 인센티브가 아니면 이란이 내려놓기 어려운 쟁점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란이 합의에 나서지 않으면 이전보다 훨씬 강도 높은 폭격이 재개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문명 말살', '석기시대 회귀' 같은 이전의 수사에 비하면 압박의 강도는 낮아졌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10주가 넘어가면서 대치 국면으로의 복귀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이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란은 장기간의 국제제재를 견뎌온 경험이 있지만 대이란 해상봉쇄에 따른 경제적 타격의 누적을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