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피해자가 확실한 불법촬영물에 대해서는 심의 절차 없이 누리집 접속이 즉시 차단된다. 외국에 서버를 둔 불법 누리집 운영자가 정부의 삭제 요구 등 제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민형사상 제재를 현실화할 방침이다.
6일 성평등가족부는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통합적으로 하기 위해 성평등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경찰청 세 기관이 공동으로 범정부 합동 디지털 성범죄 피해 통합지원단(통합지원단)을 꾸리고 ‘성착취물 삭제-유통경로 차단-누리집 운영자 수사 의뢰’ 등을 통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성평등부 안전인권정책관이 통합지원단 단장을 맡고, 성평등부 3명(부단장 포함), 방미통위 2명, 경찰청 3명이 단원으로 활동한다.
통합지원단은 불법촬영물의 피해자가 특정될 경우 기존에 진행하던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의 심의 없이 해당 누리집을 즉시 차단한다. 기존에는 누리집 차단까지 방미심위 심의 절차를 거치기 위해 통상 2주가 걸렸다. 방미심위가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개점휴업’ 상태에 놓였던 지난해 6월부터 9개월가량 1만건이 넘는 디지털 성착취물이 방미심위 심의를 기다리며 수개월 동안 방치되기도 했다. 통합지원단 출범으로 이런 절차가 간소화될 예정이다.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성착취물 누리집 운영자가 정부의 삭제 행정요구 등에 불응하거나, 누리집이 차단되면 우회 누리집을 통해 성착취물을 반복 유포하는 문제의 해결방안도 찾을 방침이다. 그간 방미심위는 성착취물 게시 누리집 운영자에 대해 삭제 시정요구를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방미통위가 시정명령을 내리고, 시정명령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해왔다. 다만 해외사업자에 대해서는 삭제 시정요구가 실효성이 떨어져 누리집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해왔다. 그러나 누리집을 차단하면 다른 우회 주소를 통해 비슷한 누리집이 계속 생겨나, 피해가 반복됐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불법촬영물 삭제 지원을 해왔던 성평등부 산하 중앙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 디성센터)를 통해 수집한 불법촬영물 유통 누리집 2만6천여개의 데이터를 토대로 불법촬영물 유통 경로, 반복 게시 누리집의 운영 방식과 수익 구조 등을 분석한다. 특정 누리집 운영자가 성착취물을 올리는 ‘헤비 업로더’인 경우 수사 의뢰하고, 해외사업자에게도 과징금 부과 등 행정제재를 할 수 있도록 법·제도 개선 사항을 논의할 방침이다.
노현서 통합지원단 부단장은 “지난해 미국에서는 누리집 운영자가 디지털 성착취물을 48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는 경우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딥페이크 삭제 의무화법’이 통과됐다”며 “중앙 디성센터에서 수집한 2만6천여개 누리집을 살펴보면, 4%가량은 한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고, 70%가량은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미국 법을 기준으로 어떤 제재를 할 수 있는지 전방위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