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흉기를 휘둘러 고등학생 2명을 사상케 한 20대 남성이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사전에 준비한 후 실행한 계획범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체포된 20대 남성 A씨는 광주 광산경찰서 조사 과정서 "사는 게 재미가 없어 죽으려 했다"며 "미리 구입한 흉기를 챙겨 나와 생을 마치려고 했는데, 피해 여학생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충동을 느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자살을 결심하고 사전에 흉기를 구입, 이를 실행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이 일반적인 충동 범죄 양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씨 범행 장소는 야간에 인적이 드물고 CCTV 설치도 적은 구간이다. 주변 지리에 익숙한 A씨가 자신의 주거지와 인접한 곳에서 범행 장소를 미리 물색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증거물인 흉기의 행방 역시 의문으로 남는다. A씨는 아직 흉기 유기 장소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발적 범행의 경우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 증거물을 버리고 도주하는 사례가 많다.
또 A씨가 범행 직후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현장에서 달아난 점, 도주 이후 주거지 인근을 배회한 점 등도 의문이다. 관련해 지리적으로 익숙한 주거지 인근에서 A씨가 추가 범행을 노렸던 건 아닌지 등이 수사 대상이다.
앞서 A씨는 지난 5일 0시10분쯤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 B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 인근에 있던 남고생 C군도 A씨 흉기에 찔려 다쳤다.
신고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CCTV 영상을 확인해 A씨 동선을 추적, 범행 약 11시간 만인 5일 오전 11시24분쯤 A씨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긴급 체포했다.
범행 당시 A씨의 음주 여부나 약물 투여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A씨 정신질환 치료 전력도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 동선과 흉기 준비 경위 등을 살펴보며 계획범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