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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27)이 이번 시즌 4경기 만에 마침내 웃었다. 단순히 승리 투수가 되어서가 아니다. 잃어버렸던 자신의 최전성기의 '진짜 투구 감각'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2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키움도 4-2로 승리하며 안우진은 지난 2023년 8월 25일 삼성전 이후 무려 981일 만에 승리 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부상과 군 문제 해결 이후 이번 시즌 복귀한 안우진은 그동안 철저한 관리 속에서 이닝을 늘려왔다. 지난 4월 12일 롯데전(1이닝)을 시작으로 수원 KT전(2이닝), 고척 삼성전(3이닝)까지 단계별 '빌드업'을 거쳤다.
4경기 째에 안우진은 과감히 5이닝 투구를 결정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7구의 경제적인 투구로 5이닝을 책임지며 에이스의 귀환을 선포했다.
두산전 직후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뜻밖의 고백을 내놓았다. 복귀 후 치른 앞선 세 경기가 사실 스스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우진은 "앞 경기를 나가면서 내 감각으로 던진 경기가 별로 없었다"며 "주변에서는 첫 경기 롯데전이 160km가 엄청 좋았다고 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옛날에 던지던 느낌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사실 이렇게 던지는 데 몸도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이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등판을 준비하면서 전력분석팀, 투수 코치와 머리를 맞댄 결과 '왼발'에서 답을 찾았다. 안우진은 "반발 정도 앞발을 살짝 오픈시켜 봤는데, 조금 더 던지기가 편해졌다"며 "오늘이 그나마 옛날 감각과 가장 비슷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미소 지었다. 안우진은 이날 기록한 직구 최고 구속 158km의 패스트볼보다 본인이 원하는 공을 뿌릴 수 있다는 확신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고 경기를 되돌아봤다.
이날 최대 안우진의 최대 투구 수는 80구였다. 하지만 5이닝을 마친 시점에서 67구였기에 6이닝 가능성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설종진(53) 키움 감독은 안우진을 6회 시작과 동시에 교체했다. 이에 대해 안우진은 "저도 무리를 하고 싶진 않았다. 회복이나 다음 경기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는 편이라 더욱 그랬다. 아직 몸이 적응하는 단계라서 회복 속도가 예전만큼은 아니다. 근육 뭉친 것들을 잘 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981일 만의 귀중한 승리였지만 경기 후 키움 더그아웃은 이례적으로 조용했다. 안우진의 인터뷰를 방해하는 '물세례'나 요란한 축하도 없었다.
이유는 안우진의 '요청' 때문이었다. 안우진은 "물 맞기가 싫어서 하지 말라고 했다"며 "(오)석주 형이 물 뿌려줄까 물어봤는데 정중히 사양했다"고 웃으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안우진은 승리 투수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던 상황에서 적시타를 쳐준 (권)혁빈이와 (양)현종이에게 너무 고맙다"며 "5이닝 밖에 던지지 않고 2점이나 줬는데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불펜의 덕이다. 너무 안정적이어서 편하게 봤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1승을 챙겼기에 더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종진 감독 역시 "안우진이 5이닝을 잘 소화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계획된 투구수 안에서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복귀 후 첫 선발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어 나온 박정훈이 2이닝을 실점 없이 잘 막아줬고 베테랑 원종현과 마무리 유토도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기뻐했다.
성공적인 복귀 신고를 마친 안우진은 이제 투구 수와 이닝을 더 늘려가며 완벽한 '에이스 모드' 가동을 준비 중이다. 안우진은 "아직 다음 등판에 대해 일정을 받은 것은 없지만, 다음 경기부터는 6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투구 수도 70개, 80개 정도로 늘려갈 생각"이라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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