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 약 5000명의 감축을 명령했다. 이란전 비협조에 따른 해외 주둔 미군 철수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전쟁부)는 독일에서 약 5000명의 병력 철수를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미국 재배치는 향후 6~12개월 안에 완료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현재 독일에는 약 3만5000명의 미군 현역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국가 중 가장 큰 규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감축으로 인해 유럽 내 미군 규모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병력을 증원하기 전인 2022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결정은 유럽이 대륙 안보의 주된 책임자가 되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동맹국의 ‘비협조적 태도’에 간주되는 행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대응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주독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27일 “이란이 2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서 미국에 굴욕을 주고 있다”며 “미국이 어떤 출구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 데 이은 것이다. 또한 메르츠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독일과 유럽과 어떤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와중에 유럽 동맹국들이 자신의 도움 요청을 사실상 거절해온 것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해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서 미국이 유럽과 함께 우크라이나 문제를 도왔지만, 이란전에서는 미국이 필요로 할 때 유럽이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최근 독일 측의 수사가 부적절하고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은 이러한 비생산적인 발언에 대해 정당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은 동맹국들의 발언과 미국 작전에 대한 지원 부족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독일 측은 자국이 다른 동맹국보다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적극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독일 내 미군 기지 사용을 허용했고, 미군 항공기의 영공 통과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철수 계획에는 현재 독일에 배치된 여단급 전투부대 철수와 함께,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 독일 배치를 추진하던 장거리 화력 대대 계획 철회도 포함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결정을 통해 이란전에 협조를 하지 않으면 미군을 뺄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 세계 동맹국에 전달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해서도 주둔 미군 감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을 마친 뒤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독일과 같은 조치를 검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주둔 미군 철수가 현실화되면서 이번 조치가 주한미군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