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주목해야 할 거시 변수로 떠오른다. 현금 사용이 줄고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화폐 체계의 디지털 전환을 검토하는 가운데, CBDC와 기존 가상자산의 차이를 구분할 필요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2일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CBDC는 각국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라고 설명했다. 우리말로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라고 부른다. 핵심은 발행 주체와 가치 보증 방식이다. CBDC는 개념상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니며 법적 강제 통용력을 갖는 디지털 법정화폐로 설명된다. 센터는 이를 두고 “만원짜리 지폐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왔지만 그 효력은 완벽하게 동일한 셈”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자산과의 차이도 이 지점에서 갈린다. CBDC와 민간 발행 화폐의 가장 큰 차이로는 '중앙집중성'과 '가치 안정성'이 꼽힌다. CBDC는 중앙은행이 통제하고 자국 법정화폐와 1대 1로 가치가 고정되는 반면,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상당수 암호자산은 탈중앙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안정성을 추구하지만, 중앙은행이 발행·보증하는 법정화폐는 아니라는 점에서 CBDC와 차이가 있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 여부만으로 CBDC를 구분하기도 어렵다. 일부 CBDC 모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결국 CBDC 논의의 본질은 기술 방식보다 화폐를 누가 발행하고, 그 가치를 누가 보증하느냐에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은행들이 CBDC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통화 주권 방어와 지급결제 시스템 현대화가 있다. 민간 디지털화폐 사용이 확대될 경우 국가의 통화정책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공공화폐를 제공해 화폐 시스템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다.
기대 효과로는 송금 수수료 절감과 실시간 결제, 금융 포용성 확대 등이 꼽힌다.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스마트폰을 통해 디지털화폐를 사용할 수 있고, 재난지원금 등 정책 자금을 디지털 지갑으로 지급하는 방식도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다만 쟁점도 적지 않다. 설계에 따라 거래 정보가 중앙은행 등 특정 주체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제기된다. 예금이 CBDC로 대거 이동할 경우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CBDC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현재 진행형인 거대한 변화”라며 “중국은 이미 디지털 위안화 시범 운영을 대규모로 진행 중이며,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모의실험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CBDC의 등장은 기존 암호화폐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혹은 스테이블코인의 대체재로 기능하며 새로운 공존의 길을 열 수도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