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일장, 슬픈 장례식인가 스마트 장례식인가②
사흘간 빈소를 지키는 '3일장'은 한국 장례 문화의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장례 기간을 줄이거나 빈소를 차리지 않는 '작은 장례'가 확산하고 있다. 가족 구조 변화와 비용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변화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평가와 함께 고인을 기리는 마음까지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변화하는 장례 문화의 현주소와 의미를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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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장례 비용과 가족구조 변화, 조문객 감소 등이 맞물리면서 장례 간소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차적 형식보다 '고인 추모'라는 본질에 집중하려는 경향도 '작은 장례'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2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3일장 장례 비용은 1200만~2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장례식장·안치실·염습비 이용료와 장례용품·차량 비용에 더해 인건비와 식음료 접대비 등을 모두 합한 기준이다. 조문객 수나 특실 이용 여부 등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구조다.
반면 무빈소 장례는 빈소를 차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다. 안치실·염습실 등 최소한의 시설 사용료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1일장 역시 장례 기간과 인력 규모를 축소해 진행되는 만큼 전체 비용을 낮출 수 있다.
김시덕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조문객 150명 기준으로 보면 평균 약 1500만원이 든다"며 "음식 준비와 특실 이용 여부에 따라 비용은 더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엔 부조금으로 장례 비용 상당 부분을 충당했지만 최근엔 가족 간 유대가 약해지고 조문객도 줄어 유족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간소화한 장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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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친척 간 교류가 줄고 관계가 느슨해지면서 장례를 공동체 행사로 치르기보다 가족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1인 가구 증가세는 뚜렷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인 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전체의 36.1%를 차지했다. 2020년 664만3354가구에서 △2021년 716만5788가구 △2022년 750만2350가구 △2023년 782만9035가구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 효율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 세대가 인구 구조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례 문화 역시 실용적인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3일장 동안 친척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친척 간 교류가 줄어들면서 상갓집을 방문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가 형성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석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장례 비용과 절차 부담이 커지면서 형식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직접 찾아가 조문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온라인 추모 방식도 사회 전반에 자리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