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일장, 슬픈 장례식인가 스마트 장례식인가①
사흘간 빈소를 지키는 '3일장'은 한국 장례 문화의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장례 기간을 줄이거나 빈소를 차리지 않는 '작은 장례'가 확산하고 있다. 가족 구조 변화와 비용 부담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변화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평가와 함께 고인을 기리는 마음까지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변화하는 장례 문화의 현주소와 의미를 되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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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3일장' 중심의 장례 문화가 바뀌고 있다. 빈소를 차리지 않거나 최소화한 '무빈소 장례'와 '1일장'이 늘어났다. 비용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장례 문화가 가족 중심으로 변화한 결과다. 특히 팬데믹을 기점으로 장례 문화가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상조업계에 따르면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의 무빈소 장례 비중은 2024년 17.3%에서 지난해 20.0%로 늘었다. 특히 올해에는 4월까지 22.2%로 5곳 중 1곳은 빈소를 차리지 않았다. 고이장례연구소는 무빈소 장례 서비스는 물론 일반 장례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형 상조회사는 무빈소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변화가 크지 않지만 무빈소 장례나 빈소를 하루만 운영하는 '1일장'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무빈소 장례는 조문객을 받지 않고 가족 중심으로 안치·입관·발인 등 최소 절차만 진행하는 방식이다. 1일장은 빈소를 하루만 운영하는 형태다. 다만 현행법상 공식적인 사망 시점부터 24시간이 지나야만 화장이나 매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틀에 걸쳐 치러진다.
현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장례식장이 리모델링을 하는 경우 특실이나 대형 빈소를 여러개의 작은 빈소로 바꾸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장례식장 내 빈소 규모들도 작아지고 있고, 무빈소 장례나 가족장이 늘어난 흐름이 체감된다"며 "무빈소 장례를 고민하다 1일장이나 소규모로 빈소를 꾸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장례는 팬데믹을 기점으로 늘어났다. 한 대형 상조회사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반드시 조문을 가야한다는 인식이 흐려진 부분이 있다"며 "일정이 맞지 않으면 조의금만 송금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자리잡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작은 장례에는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쳤다. 조문객이 줄면서 장례 비용을 온전히 유가족이 부담하는 구조가 강화됐고, 이에 따라 간소화된 장례식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김시덕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혼례나 장례 모두 이웃끼리 품앗이를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조의금으로 장례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며 "최근엔 조문객이 줄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죽음에 대한 인식 변화도 장례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 전통적인 3일장의 경우 상주가 조문객을 응대하느라 고인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가족 중심의 '작별 시간'에 집중하는 '가족장 형태'의 간소화 장례 문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부 상조회사에서는 고인의 생전 사진이나 영상을 전시하고 입관 전 가족이 마지막 편지를 낭독하는 등 상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맞춤형 장례 서비스도 등장했다.
상조 스타트업 고이장례연구소의 송슬옹 대표는 "과거엔 무빈소 장례가 무연고자나 생활 형편이 어려운 유가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고인과 제대로 작별할 시간을 원하는 상주들이 무빈소 장례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돌아가시기 전 본인의 장례식에서 틀고 싶은 노래를 정하거나 장례 형식을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며 "오히려 이런 형태가 추모의 본질에 가깝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