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급등에 원가 부담 급등…2분기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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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원가 부담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에 3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철수와 생산라인 축소·폐쇄, 인력 재조정 등 전방위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노동조합은 다음달 대규모 파업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DX부문의 수익성 부담은 2분기에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올 1분기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의 확정 실적을 30일 발표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힘입어 약 54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비교하면 사업부간 영업이익 격차는 약 18배에 달한다. 스마트폰 중심의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2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사업부는 2000억원에 그쳤다.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DS부문에는 호재지만 DX부문에는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50~55% 올랐다. 2분기에도 80~85%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수익성 악화가 누적되면서 DX부문이 올해 연간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실적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은 글로벌 해상·항공 물류비 원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어 운임 인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DX부문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착수했다. 중국 내 TV·가전 사업 축소·철수, 일부 가전 생산라인 폐쇄·외주 전환 등이 검토되고 있다. 지난해 VD사업부를 시작으로 한국 영업을 담당하는 한국총괄에 대한 경영진단도 진행 중이다. 전사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신청 역시 DX부문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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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간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가운데 노조는 다음달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약 30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하는 상한 없는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DS부문에 보상이 집중되면서 일부 DX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 탈퇴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증권가가 예상한 삼성전자의 연간 추정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원에 달한다. 향후 대규모 충당금이 반영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박 CFO는 "현재 노사가 상여금 충당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사항으로 구체적인 지급 조건과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번 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향후 협상 결과에 따라 2분기 충당 반영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전담 조직과 대응 체계를 통해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은 즉각 입장을 내고 "지난 16일 (삼성전자 노조 파업) 가처분 심문기일 당시 회사의 가처분 구술 변론 자료에 파업 전담 조직, 대응 체계 등은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며 "전담 조직과 대응체계를 통해 생산차질을 막겠다는 사측 주장은 거짓이거나 재판부에 거짓 변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부간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노조의 대규모 파업 논의는 구성원 모두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협상과 타협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할 시점이지 갈등을 키울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