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이 학교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로 ‘심리·정신적 문제’를 답한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진로 계획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았다.
성평등가족부는 26일 ‘2025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마다 진행되며, 이번 조사는 28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3명은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 심리·정신적 문제(32.4%)를 꼽았다. ‘다른 곳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5.2%)와 ‘부모님의 권유’(22.4%)가 뒤를 이었다. 심리·정신적 문제가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조사에선 해당 응답이 17.8%, 2021년엔 23.0%, 2023년엔 31.4%로 나타났다.
정신적 건강상태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2주간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31.1%로 2023년(32.5%)에 비해 1.4%포인트 줄었다. 최근 1년 동안 자해를 시도한 청소년은 16.2%, 자살을 생각(21.1%)하거나 실제 자살을 시도한 비율도 7.8%로 조사됐다.
은둔 경험이 있는 학교 밖 청소년은 35.1%로, 2023년(42.6%)보다 7.5%p 줄었다. 은둔 기간은 3개월 미만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은둔에서 벗어난 주요 계기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등 지원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29.7%), ‘더 이상 집에만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22.1%) 순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의 학업에 대한 수요는 높아졌지만, 진로에 대한 불안감은 컸다. 전체 응답자의 70.7%는 학교를 그만둘 당시 검정고시 준비를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 비해 검정고시 준비는 1.2%p, 대학진학 준비는 6.1%p 늘었다. 학교 밖 청소년의 향후 진로 계획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31.4%로 가장 높았다. 이들이 겪는 진로 관련 어려움으로는 ‘진로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모르겠음’(42.4%), ‘내 진로 적성을 모르겠음’(41.2%), ‘진로를 생각하면 불안하거나 마음이 답답함’(40.9%)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를 그만둔 후 경험한 어려움 역시 ‘진로 찾기 어려움’이라고 답한 비율이 26.9%로 가장 높았다.
이에 성평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 연계를 통한 상담을 강화할 방침이다. 진로 관련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겐 진로역량을 진단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계할 계획이다.
윤세진 성평등부 청소년정책관은 23일 브리핑에서 “현재 전국 222개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상담, 교육, 직업 체험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학력 취득을 원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검정고시 대비반, 학습 멘토링 등을 운영하고 인터넷 강의나 교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수능 모의평가 응시료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여전히 학교 밖 청소년의 정서적 어려움과 진로에 대한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학교 밖 청소년이 마음건강을 회복하고 학업과 진로를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