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키플랫폼]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트로이 르메일 스토발 테드코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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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들의 기술력 자체는 좋지만, 그간 글로벌 제약사나 벤처캐피탈(VC)로부터 충분한 투자를 받지 못했습니다. 우리 기업이 미국의 투자를 유치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VC 모델이 앞으로는 중요해질 것입니다."
정태흠 아델파이벤처스 대표는 지난 22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에 관한 생각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정 대표는 바이오 중심 벤처캐피털(VC) 아델파이벤처스의 대표다. 국내 1세대 바이오 투자심사역 출신인 그는 현대기술투자 창립 멤버를 시작으로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CFO, KSV 글로벌 이노베이션 펀드 공동 창립자, SV인베스트먼트 미국 대표 등을 거쳤다. 그는 지금까지 60건 이상의 스타트업 투자 거래를 주도했고, 이 중 코스닥과 나스닥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은 30여 곳에 달한다.
최근 아델파이벤처스는 미국 메릴랜드주 산하 투자기관 테드코(TEDCO)와 손을 잡았다. 양국 간 투자·산업 생태계를 연결해 글로벌 진출을 돕겠다는 취지다. 이른바 '크로스보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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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H·FDA 품은 메릴랜드…韓·美 바이오 '가교' 거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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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 세계 제약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데다 인구 규모도 커 내수 시장이 우리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국가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만큼, 조 단위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미국 진입이 필수다.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혁신 기술에 수천억 원을 베팅하는 모험자본 역시 국내보다 풍부하다.
그렇다면 왜 하필 메릴랜드일까. 트로이 르메일-스토발 테드코 대표는 "메릴랜드는 NIH(미국 국립보건원)와 FDA(미국 식품의약청)를 비롯해 연방 연구소, 존스홉킨스대 등 바이오 연구 인프라가 밀집해 바이오·생명과학·제약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은 지역"이라며 "여기에 한국 기업의 공급망과 제약 역량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이 가진 강점과 미국, 특히 메릴랜드의 강점을 어떻게 결합해 연결하느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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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있는데 투자 없다…"크로스보더·뉴코로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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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와 스토발 대표는 한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기술력은 갖추고도 국내에 머물며 성장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짚었다. 빅파마가 기술은 인정하면서도 직접 지분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단 것. 해법으론 유망 신약을 미국으로 가져가 현지 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이를 풀 수 있다고 봤다. 크로스보더 VC를 통해 투자와 성장을 동시에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아델파이벤처스가 주로 활용하는 크로스보터 VC 투자 방식은 '뉴코(NewCo)' 모델이다. 특정 신약 기술이나 플랫폼을 분리해 미국에 별도 법인을 세우고 개발·임상을 전담하게 하는 구조로,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돼 속도를 높이고 인수합병(M&A)에도 유리하다.
정 대표는 "IP를 기반으로 미국에 뉴코를 설립하면 기존 기술 제공 회사에도 지분을 배분한다"며 "VC가 지분을 모두 가져간다는 인식과 달리, 기존 회사에도 지분을 줘 이사회 참여와 추가 투자 유치가 가능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윈윈"이라고도 했다.
국내에선 유한양행이 처음으로 뉴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똘똘한 신약 기술 등을 따로 떼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춘 신설 법인을 세워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해 "상장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신약 개발보다 상장을 목표로 하는 구조가 강한데, 이를 탈피해 매출 기반 사업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며 "퍼스트인(first in) 클래스 전략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크로스보드 VC와 창업자, 정부가 함께 투자 중심 생태계를 만들어야 글로벌 경쟁이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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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 패러다임 바뀐다…"AI가 핵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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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인 정 대표와 스토발 대표는 미래 제약 산업의 핵심 화두로 AI를 꼽았다. 특히 AI를 통해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희귀질환처럼 높은 약값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비만·알츠하이머·면역질환 등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한 거대 시장에서 적정 가격으로 대규모 매출을 내는 구조가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스토발 대표는 "AI 분야에서도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임상시험 단계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정 임상에 적합한 환자군을 선별하거나 일부 신약 발굴 과정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 비용의 약 80%가 임상시험에 쓰이고 전체 개발 기간도 통상 7~10년에 달하지만, AI를 통해 이를 단축할 수 있다면 신약을 더 빠르게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축출할 수 있다면 윤리적 문제로 늘 거론되는 동물 임상 실험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정 대표는 "AI는 약물 개발 과정에서 시뮬레이션과 타깃 설정에 큰 도움을 주며 산업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현재는 임상 초기 단계에 진입한 수준이지만, 향후 5년 내에는 신약의 60% 이상이 AI 기반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AI가 신약 개발 전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